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들로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 2위를 기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대선경쟁이 벌써부터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장·부산시장을 공천할지 여부와 관련해 “공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말쯤 될 텐데 그걸 몇개월 끄집어 당겨서 미리 싸우는 게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당내에서 왈가왈부하는 게 현명한가”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무공천하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 비판하며 날을 세운 모양새다.

이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 약 7개월 만인 내년 3월 사임해야 해 서울·부산시장 보선 공천 시점과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재보선) 공천은 그 이전에 해야 한다”며 “선거는 선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김부겸 전 의원 같은 분들과 함께하고 당 밖에서 신망받는 분들을 모셔서 함께 선대위를 꾸린다면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전날 고위전략회의에서 이 지사의 무공천 언급에 대해 “지금 얘기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 의원은 또 “당시엔 다들 어렵게 살았다. 나도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흙수저’, 이 의원을 ‘엘리트’로 차별화하는 프레임을 쓴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그분(이 의원)은 엘리트 대학(서울법대) 출신이고 기자 하시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국회의원으로, 도지사로 잘하신 분”이라며 “(나는) 변방에서 흙수저 출신에 인권운동, 시민운동 하다가 (성남) 시장을 한 게 다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등록 마감일인 이날 재선의 박주민 의원이 전격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대표 경선은 이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박 의원 간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박 의원은 2년 전 최고위원 선거에서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다크호스다. 그는 “최근 당을 둘러싸고 어려움이 발생했고 이런 상황에서 새 도전, 비전,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나와서 전당대회 자체에 활력도 불어넣고 당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토론이 이뤄졌음 좋겠다는 생각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전환의 시대다. 정당이 더 국민과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포부를 드러냈다.

박 의원은 과거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산시장 후보 공천 문제에 대해 “후보를 내는 게 적절치 않을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당시 말한 상황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이 말을 손바닥 뒤집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헌·당규를 지키는 게 책임지는 모습인지, 1500만 유권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공당 모습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회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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