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Gbps(초당 기가비트)의 전송속도를 보여줄 것이라던 이동통신사의 광고와는 사뭇 다른 결과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정부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5G 품질평가 결과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Q. 현재 5G의 실제 속도는 어떻게 되나요?
A.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서울과 6대 광역시에서 5G 품질을 조사한 결과 3사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 평균 업로드 속도는 64.16Mbps였습니다.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조사한 LTE 다운로드 속도 평균은 158.53Mbps, 평균 업로드 속도는 42.83Mbps였습니다. 현재 5G망을 이용한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는 LTE보다 최대 4배 정도 빠른 셈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5G망이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0Gbps라는 속도는 28GHz 주파수 상용화를 전제로 예측한 이론상 최대 수치다. 현재는 3.5GHz 주파수를 활용해 5G 전국망을 구축하는 단계라 LTE보다는 빠르지만, 28GHz를 상용화한 것보다는 느릴 수밖에 없다"며 "빠른 5G망 구축을 위해 현재 이통 3사가 5G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내는 5G 단독(SA) 규격 대신 5G 무선장비와 LTE 유선장비를 혼용하는 복합(NSA) 규격으로 전국망을 구축한 것도 5G가 제 속도가 나오지 않는 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해 올해 말 또는 내년부터 진행될 '28GHz 대역 단독 규격 망 구축'이 진행되어야 5G의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실제로 5G뿐만 아니라 과거 LTE 시절에도 처음에는 제 속도가 나오지 않다가 전국망이 완성되고 네트워크 설비가 고도화됨에 따라 LTE가 보장하는 성능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LTE의 경우 이론상 가능한 최대속도는 1Gbps지만 실제 속도는 158Mbps 정도다. 2013년 LTE가 처음 구축됐을 때 속도는 최대 50Mbps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이보다 세 배 빠른 158Mbps까지 향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5G 속도가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대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LTE가 처음 구축됐던 2013년보다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평가입니다.
다만 28GHz 대역은 고주파수를 사용한다는 특징상 기존 통신망보다 네트워크 장비를 더 촘촘하게 깔아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때문에 전국망은 3.5GHz 대역을 활용해 구축하고, 28GHz 대역 단독 규격 망 구축은 사람이 몰리는 지역과 건물을 중심으로 우선 진행한다는 게 정부와 이통 3사의 계획입니다. 이에 내후년에도 5G의 최대속도는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이통 3사 별로 5G 속도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뭔가요?
A. 이번 5G 품질 조사에선 이통 3사 간 5G 서비스 품질의 차이도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788.97Mbps)이 타사 대비 훨씬 빨랐습니다. 이어 KT(652.10Mbps), LG유플러스(528.60Mbps) 순이었습니다. SK텔레콤은 백화점, 대형병원 등 인빌딩은 물론이고 놀이공원, 지하철, 고속도로 등 모든 조사 지역에서 이통 3사 중 가장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보여줬습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서울과 지방의 다운로드 속도 차이가 이통 3사 중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역대 최대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투자를 앞당기는 등 5G 인프라 강화에 힘써 왔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5G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고객 체감 품질 향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위를 차지한 LG유플러스는 조금(?)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타사 대비 20MHz 적은 주파수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최신 5G 기술을 활용해 일부 지역에서 타사와 대등하거나 우월한 5G 데이터 전송 속도를 보여줬다. 과기정통부와 긴밀히 협의해 현재 LG유플러스가 보유한 5G 주파수의 인접대역 20MHz를 추가로 확보해 타사와 동등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부 지역에 깔린 네트워크 장비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서울과 지방간 5G 서비스 품질 차이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이통 3사의 반응을 보니 적어도 5G 서비스 품질을 공개함으로써 이통 3사 간 경쟁을 유도한다는 정부의 목표는 이뤄지려는 것 같습니다.
물론 KT와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가 SK텔레콤보다 일방적으로 뒤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KT는 온전히 5G만 이용할 수 있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가장 넓은 지역에 5G망을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G 연결 지속성을 나타내는 LTE 전환 비율은 이통사별로 LG유플러스 9.14%, SK텔레콤 4.87%, KT 4.55%로 조사됐습니다(다운로드 기준). 이 수치가 낮을수록 LTE로 전환되지 않고 온전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KT의 5G 연결 지속성이 가장 양호했습니다.
최초 통신망 연결까지의 접속시간은 다운로드 기준 LG유플러스가 75.31ms로 가장 짧았고, 데이터 손실률도 0.32%로 낮았습니다. 5G 서비스 커버리지(범위)는 서울의 경우 KT가 433.96㎢로 가장 넓었고, 6대 광역시는 LG유플러스가 993.87㎢로 가장 광범위했습니다.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홍진배 국장이 2020년도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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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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