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이언 보좌관 "중·러 대선 개입 터무니 없는 일" 경고
펠로시 하원의장도 러시아 개입 가능성 우려
구체적인 방어대책 없어 "개입 말라" 메시지만 전달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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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대선이 3개월도 안남은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정치권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선거개입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지만 이를 막을 뚜렷한 방법이 없어 고심이 커지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미 대선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중국·러시아·이란이 선거를 관리하는 주정부 웹사이트는 물론 국무부 홈페이지 등에 접근해 자료를 수집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지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며 "러시아, 이란처럼 중국은 우리의 선거 인프라, 웹사이트나 그런 유형의 것에 관해 사이버공격이나 피싱에 관여해 왔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중국이든, 러시아든, 이란이든, 우리는 참지 않을 것이다. 선거에 개입하려는 어떤 국가에도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두 사람 중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를 외국이 결정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터무니없는(outrageous)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은 앞서 미 정보당국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바라고 러시아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폄하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발표한 성명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민주당에서도 러시아의 선거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24시간 미국의 선거 시스템을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러시아는 2016년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통령은 미국민이 결정해야 한다. 푸틴이 우리를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문제는 미국이 러시아의 선거개입을 막으려 해도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오브라이언 보좌관도 "더이상 내놓을 제재가 없을 정도다. 러시아에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계속 보내고 있다"고 시인해 논란이 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며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그는 "나의 대통령이 타국 정상과 통화하는 데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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