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는 미중 무역대결 심화 의미…바이든 이겨도 미중무역 동결"
한국, 코로나 사태로 경제회복 버거운데…내년엔 무역분쟁 악영향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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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올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우리나라 수출 전망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경제의 내상이 깊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대선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맞수로 등극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미중 무역분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고 있는 우리나라 앞에 내년에도 대형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은 17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전당대회를 열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다. 이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4~27일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지명되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들어갈 전망이다.
미국이 세계 무역질서를 주도하며 경제·통상정책을 쥐고 흔드는만큼 미 최고 지도자가 누가될지를 둘러싼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나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 행정부가 내놓는 통상정책에 따라 크게 흔들릴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 2018년 3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위협을 이유로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9년 연간 수출액은 524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우리나라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것은 2009년(-13.9%)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이미 악화될대로 악화된 미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의 대미 수출 환경이 전보다 악화되면서 미중 관계가 더욱 위축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며 당장 미중 무역갈등이 커질 여지는 크지 않다. 관건은 이번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중 무역분쟁의 폭과 방향이 달라질 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가운데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더라도 미중관계는 장기적으로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 여론이 공화당(72%)과 민주당(62%) 지지자를 막론하고 매우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11월 트럼프가 승리한 뒤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의 승리는 미중 무역대결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렇다고 바이든의 승리가 무역의 자유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바이든은 다자주의와 협상 마인드를 강조하지만 여전히 중국을 '무역 남용자'(trade abuser)로 간주한다"며 "바이든의 승리로 인해 관세를 새로 부과할 가능성은 낮아지겠지만 누가 선거에서 승리하든 미중무역 관계는 크게 동결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 대선이 끝난 이후부터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이 당장 대선 이전에는 중국에 대해 극단적인 무역조치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며 "대선 이후엔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2021년 한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세계 수요가 감소하고 교역이 크게 위축돼 있어 우리나라는 2019년 수준의 경제성장률 회복도 버거운 상태"라며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쳐 우리나라 수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홍 연구원은 "품목에 따라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줄이고 우리나라나 베트남, 유럽 등 제3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릴 수 있다"며 "수출 품목마다 미중 간 무역분쟁 영향을 상쇄하는 정도가 다를 것"이라고 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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