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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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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똑똑맛집] '한식 미쉐린 시초' 정식당, 어쩌면 음식점 아닌 예술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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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에피타이저 5종.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코로나19에도 룸은 몇 달 전, 홀은 몇 주 전부터 인당 5만원의 예약금을 걸어야 겨우 가볼 수 있는 곳. 최대 23만원에 이르는 부담스러운 코스 가격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강남구 청담동 정식당에 다녀왔다.

정식당은 한식 파인다이닝 개척자 임정식 셰프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2001년 문을 연 레스토랑이다. 그가 2001년과 2009년에 오픈한 뉴욕, 서울 정식당은 미쉐린 가이드 2스타를 오래동안 유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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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마리네이드한 갈비.


정식당은 제철 재료를 이용해 김밥, 고기, 아이스크림 등의 다소 친근한 메뉴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다. 맛은 당연히 훌륭하다. 어느 재료 하나 흐트러짐 없고 부실하지 않다. 맛에 무딘 사람도 ‘아! 이 요리는 다르다!’ 느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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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향을 입힌 김밥과 명란.


서버들의 능력도 셰프 못지않다. 2명의 서버가 코스요리를 서빙하다보니 음식을 보다 신속하게, 끊김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버가 많은 만큼 고객 개개인의 성향과 식사 속도, 선호도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음식 각각에 대한 설명도 길고 자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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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모양 아이스크림이 과일바구니 안에 담겨 있다.


임정식 셰프는 “파인다이닝은 공연예술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고 말한다. 실제로 정식당의 음식 맛과 온도, 냄새, 흘러나오는 음악과 세련된 인테리어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한껏 자극해 한편의 공연을 즐기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매 요리가 나올 때마다 바뀌는 커틀러리는 음식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다. 당연히 가성비보단 예술공연을 즐기러 가는 마음으로 입문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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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식 셰프(오른쪽). 스포츠서울 DB


아쉬운 점도 있다. 애당초 인당 5만원에 이르는 예약금을 걸고 3층 룸으로 예약했지만 실제 안내된 곳은 사람들이 북적한 2층 홀이었다. 사람이 많은 만큼 대기시간도 꽤 소요됐다. 곳곳에 전구가 수명을 다한 모습도 보였다. 미쉐린 코리아 평가원들은 1년간 신분을 감추고 같은 레스토랑을 2~3차례 방문해 맛을 비롯한 서비스를 평가한다. 선정 기준은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 요리의 개성, 합당한 가격,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 5가지다.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뜻하는 미쉐린 3스타로 승급하려면 개선돼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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