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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 전대]논란 무릅쓰고 연설 강행한 폼페이오…차기 대선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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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서 연설, 당내 복음주의 세력에 메시지"

"당내 충성파 좋아할 것…미래 염두에 둔 행위"

뉴시스

[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 행사에 화상 연설로 참석한 모습.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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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현직 신분으로 인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을 강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대통령 도전 등 향후 정치 행보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유튜브로 생중계된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 행사에 약 3분50초가량의 화상 연설로 등장했다. 연설은 사전 녹화됐으며, 연설하는 그의 뒤로 이스라엘 예루살렘 시가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폼페이오 장관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업적을 치켜세우며 찬사를 늘어놨다. 특히 북한에 관해선 "핵실험도 없고, 장거리 미사일 실험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국 때리기에도 힘을 실었다.

이날 연설은 짧았지만, 실제 송출되기 전부터 적잖은 논란이 됐다. 세계 각국 상대 외교 최전선에 선 현직 국무장관이 정당 행사에 등장해 차기 선거에 관한 발언을 하는 행위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돼서다.

민주당 소속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 외교위 감독·조사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 연설을 앞두고 스티븐 비건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공개 연설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국민 세금으로 정파적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고조되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실제 연설 전에는 자신의 개인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전을 보장해왔다"라며 "위대한 나라의 주춧돌인 자유를 지켜왔다"라고 거듭 찬사를 표했다.

또 연설이 끝난 후에는 자신의 연설 내용 일부를 트위터에 옮겨 적기도 했다. 자신의 행보를 두고 불거지는 비판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폼페이오 장관이 향후 자신의 정치 행보를 고려해 '베팅'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수십년의 외교 관례에 도전함으로써 잃는 것보단 정치적 이득이 더 많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가 차기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역사학자인 마이클 비슬로스는 NYT에 "만약 그가 미래 대통령 경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는(전당대회 연설은) 관련 정치에 끼어드는 방법"이라고 했다.

비슬로스는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이스라엘을 순방하면서 연설을 녹화한 점에도 주목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연설을 녹화한 예루살렘은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사관을 이전한 장소로 큰 상징성이 있다.

비슬로스는 "이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외교 정책은 신성불가침이며 국무장관들은 국내 정치에 직접적으로 엮이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관례를 깨는 행보를 굳이 논란 많은 정책 장소에서 한 점이 의미심장하다는 것이다.

국무부 중동 정책 부차관보 출신 태머라 코프먼 위티스는 "예루살렘에서 연설함으로써 폼페이오는 공화당의 복음주의 세력에 말을 건네는 것"이라며 "우리는 폼페이오 장관이 더 폭넓은 정치적 야망을 갖고 있다는 걸 안다"라고 했다.

이런 행보가 공화당 내에서 폼페이오 장관 입지를 다져주리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 대표는 "폼페이오도 다른 야망 있는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라며 "그는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2024년을 위해 복음주의 표를 챙기는 행위는 중요하다"라고 했다.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인 스튜어트 스티븐스는 공화당 충성파를 거론, "(그들은 논란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부분 미국인은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한다"라며 "그리고 이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향후 정치 행보는 이전부터 세간의 관심거리가 돼 왔다. 특히 그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상원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에도 꾸준히 이목이 쏠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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