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의료 서비스 등 ‘바이든 수혜주’, 6월 초부터 10% 이상 급등…월가는 경제 정책 연속성에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주식시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서 이른바 ‘바이든 수혜주’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데다 월가 역시 바이든이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게 경제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월 대폭 하락한 후 반등에 성공, 지금까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증시가 활황이면 현직 대통령의 재선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 비해 많게는 7%포인트가량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론에 맞지 않아 시장과 대선 진행 상황이 엇갈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주식 시장은 바이든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점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직에 오를 경우 성장 가능성이 큰 이른바 ‘바이든 수혜주’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리서치업체 스트라테가스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인프라, 친세계화, 의료 서비스, 대마초 관련 주는 6월 초부터 지금까지 10% 이상 급등했다.
바이든 수혜주에 포함된 기업은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과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미국 최대 토목공사 업체인 그래니트컨스트럭션,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솔라 등이다. 여기에 아이셰어즈 MSCI 독일 상장지수펀드(ETF)도 바이든 수혜주에 들어갔다.
투자자들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고속도로와 교량 등 인프라를 재건하고 경직된 무역 관계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바이든 후보가 보편적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며 오바마케어 계승을 공언한 만큼 의료 서비스주와 마리화나 관련 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자의 기대 심리는 보험업체 센틴과 병원 운영업체 HCA, 캐나다 대마초 업체 캐노피그로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석유 등 화석연료 생산업체와 대형 방산업체, 은행 등 트럼프 관련 주는 최근 3개월 동안 9% 하락했다. 석유 시추업체인 트랜스오션과 광산업체 피바디,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노스먼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모건스탠리 등이 트럼프 관련 주에 포함돼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경제 정책 연속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으로 함께 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를 연임하도록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당파성보다 연속성을 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례를 본 바이든 후보가 파월 의장의 연임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굼뜨다며 공개적으로 “한심하다, 실망스럽다”는 비난까지 했다. 이에 대해 넬라 리차드슨 에드워드존스 투자전략가는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파월 의장을 경질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와 시장이 모두 좋은 상황에서도 파월 의장을 비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오히려 경제 정책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CNN은 아직 9월이라며 “2개월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토론회 이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최혜림 수습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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