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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리 유력' 스가…'킹메이커'는 아베냐 니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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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임의사 밝히고 '후임'으로 스가 언급"

"'간사장 교체설' 니카이, 선거 출마시 지원 약속"

뉴스1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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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을 앞두고 형성된 이른바 '스가(菅) 대세론'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작품이란 현지 언론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지지통신은 4일 일본 총리 관저 관계자들을 인용, 아베 총리가 지난달 28일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주변에 "다음은 스가에게 맡기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당시 "나 자신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스가에게 (당 총재 경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란 말도 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말이 '스가 대세론'의 시발점이 됐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의 집권 자민당 총재와 총리직 중도 사임 의사에 따라 자민당은 오는 14일 새 총재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의원내각제를 택한 일본에선 원내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자민당의 새 총재가 아베의 뒤를 이어 일본 총리가 된다.

현재 자민당 내에선 2012년 말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 비서실장 역할을 맡아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새 총재로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 사임 표명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자민당 '2인자'이자 니카이(二階)파 수장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을 만나 총재 경선 출마 문제를 논의한 뒤 이달 2일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이 사이 니카이파를 비롯해 호소다(細田)·아소(麻生)·다케시타(竹下)·이시하라(石原)파 등 당내 7대 파벌 중 5곳이 잇따라 '스가 지지'를 선언, 현지 언론과 정치권에선 스가 장관의 이번 경선 낙승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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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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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출마와 주요 파벌 지지선언 모두 아베가 깔아놓은 판"

총리 관저 관계자는 이 같은 당내 흐름과 관련해 "아베 총리가 지난달 29~31일 스가 장관과 각 파벌에도 총재 경선에 대한 자신의 의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당초 외무상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정무조사회장)을 자신의 후계자로 밀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자신의 '라이벌'을 자처해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1순위로 거명되는 등 당내에서조차 기시다 회장이 밀린다고 판단해 결국 '스가 카드'로 바꿨다는 게 관저 관계자의 주장이다.

실제 기시다 회장은 지난달 31일 총리 관저를 찾아 당 총재 경선 지원을 요청했으나, 아베 총리로부터 듣고 싶었던 얘기를 못 들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각료 출신의 자민당 관계자는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아직도 크다"며 "스가 장관이 경선에서 승리해 총리가 되더라도 인사 등에 대해 상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퇴임 후에도 '상왕'(上王)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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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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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대상'이던 니카이가 선공…구로카와 낙마 때부터 준비"

그러나 일본 정치권에선 이와 전혀 다른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른바 '스가 대세론'은 아베 총리가 아니라 내년 총선까지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다시 한 번 '킹메이커' 역할을 하려 한 니카이 간사장의 작품이란 주장이다.

TBS방송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당초 올 9월로 예정됐던 개각 및 자민당 당직자 개편 인사에서 교체 대상으로 거명돼왔다. 아베 총리는 이미 작년 9월 인사 때 자민당 간사장에 기시다 회장을 앉혀 인지도를 높여주려 했지만, 당시 스가 장관이 '니카이 유임'을 적극 요청하면서 간사장 교체 인사가 올해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니카이는 지난 5월 차기 검찰총장 후보였던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전 도쿄고등검찰청 검사장이 '내기 마작' 파문으로 낙마한 무렵부터 스가 장관과 월 1회 이상 접촉하며 관저 내 동향 등을 살펴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조사 기준으로 '구로카와 파문' 당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29%까지 떨어지며 2012년 말 재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니카이는 이후 아베 총리가 '건강악화설' 속에 여름휴가를 마치고 지난달 19일 공무에 복귀하자 다음날 스가 장관과 저녁식사를 함께했고, 아베 총리의 사임 표명 뒤엔 파벌 차원에선 처음으로 '무파벌'인 스가 장관에게 "총재 선거에서 출마하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의 '친정'인 호소다파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아소파는 2일 다케시타와 함께 '스가 지지'를 선언하는 자리에 니카이파를 부르지 않았다. 벌써부터 당내 파벌들 간의 "차기 정권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이유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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