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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 입을 조심하라"…말실수 주의보 내려진 美대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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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주의보 내려진 美 대선

살얼음 경합 구도 속에서 잇따른 말실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판에 말실수 주의보가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까지 잇따른 말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좁혀지는 양상마저 보여 사소한 실수가 미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위태로운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우편으로 투표한 뒤에 현장투표 때에도 다시 투표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 우편투표 여부가 제대로 등록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투표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이는 이중투표를 금지하는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다.


이와 관련해 노스캐롤라이나 선거위원회는 "누군가에게 2번 투표하라고 요청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조차도 해당 발언의 문제를 지적하며, 동영상 유포를 금지하거나 혼란을 줄 수 있는 정보라는 경고 문구를 부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5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再)등교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어린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거의 면역력이 있다"고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미국 SNS 업체들은 해당 발언이 거짓 정보로 판단, 유포를 금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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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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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자외선 노출과 소독제 주입을 검토해보라는 제안을 해 비판받기도 했다. 당시 국토안보부 빌 브라이언 과학기술국장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 조건을 설명을 듣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인체에 엄청나게 많은 자외선이나 아주 강력한 빛을 쪼이면 어떻게 되는지 확인이 안 된 것 같다. 실험해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들이 쏟아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코로나19 브리핑을 중단하기도 했다.


과거에 제1차 세계대전 전사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도 나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묘지 참배 일정을 취소했을 때 문제의 발언을 했다. 당시 일정을 취소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전사자들을 상대로 '패배자들'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조국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전사자들을 모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과할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짓 뉴스"라면서 "내게 그들은 완전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바이든 후보는 "아프가니스탄에 자식을 보냈던 사람들은 기분이 어떻겠나. 아들을, 딸을, 남편을, 아내를 (전장에서) 잃은 이들은 어떻겠나"라며 "역겨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모든 군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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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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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 역시 말실수에서 자유롭지 않다. 3일 바이든 후보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한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찾았다. 이틀 전 이 곳을 찾아 경찰 입장만 두둔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했지만, 실언에 가까운 농담을 해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는 세금 정책을 소개하다 "장황하게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그러면 그들이 나에게 총을 쏠 것(they’ll shoot me)"이라고 말했다. 지루해하는 청중을 상대로 농담을 던진 것이지만, 총격 사건으로 지역사회가 쑥대밭이 된 지역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농담이었다.


해당 발언은 즉각 보수 매체는 물론 트럼프 캠프 측의 공격 대상이 됐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올해 5월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 사이에서 누굴 지지할지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면 당신은 흑인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사과한 적이 있다. 발언 후 '흑인이라면 당연히 자신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느냐'는 항변에 직면한 그는 "무신경했다"라면서 "단 한 번도 흑인의 표를 당연하게 여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부통령 시절에도 연이은 말실수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치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건강보험 개혁법안 서명식 자리에서 귓속말로 한 말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이것은 대단한 일 (This is a big FXXXing deal"이라고 말했는데, 해당 발언이 방송 등에 들렸다. 보수 언론은 이를 두고서 '부통령이 대통령에게 욕을 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바이든 후보를 상대로 대선 TV토론회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제대로 된 토론을 기대할 수 없어서라고 설명했지만, 바이든 후보의 말실수를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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