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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3기 신도시 벌써부터 전세 대란… ‘사전청약’ 과열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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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신고가 경신

하남 학암동 등 2·3억원 올라

남양주왕숙·고양창릉·인천계양도 ‘껑충’

우선순위 당첨 위해 미리 전·월세 구해

전문가 “막차 수요가 전셋값 상승 견인”

김현미 “태릉·과천부지 내년 초 청약 발표”

세계일보

내년 7월부터 2022년까지 인천 계양과 경기 고양 창릉 등에 조성되는 3기 신도시 지역의 아파트 6만가구에 대한 사전청약 진행 일정이 발표된 가운데 9일 신도지 부지로 선정된 인천 계양구 일대의 농토에 가을작물이 익어가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8·4 수도권 공급대책의 일환으로 공공택지 6만가구에 대한 사전청약 계획을 공개하면서 수도권 전세난이 한층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전청약을 기다리며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대기수요가 늘면서 이미 3기 신도시 인근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하남교산지구 인근 지역은 연일 전세보증금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단지가 늘고 있다.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84㎡)은 지난 7월 전세보증금이 5억∼6억원대였다가 지난달에는 7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8월 3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했던 하남시 선동의 미사강변 센트리버(84㎡)의 경우 지난달에는 3억원 넘게 오른 보증금 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단지는 작년과 비교해 1.5배에서 2배까지 전셋값이 뛰었다”며 “이미 전세는 말할 것도 없고 월세도 품귀 현상”이라고 전했다.

남양주왕숙, 고양창릉, 인천계양 등 다른 3기 신도시 지역도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3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부영그린타운(84㎡)은 지난달 말에는 2000만원 오른 3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삼성래미안(59㎡)도 지난 5월 3억원대에 처음 진입한 뒤 지난 1일에는 3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면서 4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 인정프린스(84㎡)는 지난 4일 보증금 2억4000만원에 전세계약이 됐는데 7월 말(2억2000만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남짓 사이에 2000만원 뛴 액수다.

사전청약은 대부분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시작되지만, 우선순위 당첨을 위해 미리 분양지역 인근에 전·월세를 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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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사전청약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막차 수요’가 인근 지역 전셋값 상승을 한층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새 임대차법으로 가뜩이나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 사전청약제로 인한 수요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료는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신혼부부나 생애 최초 특별공급에 대해 소득요건 등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7·10 대책 때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특별공급 소득요건을 완화해 가점이 낮지만 당첨될 수 있도록 했는데, 추가로 소득요건을 완화하면 더 많은 신혼부부 등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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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경기 과천 청사부지 등 소위 ‘알짜’ 지역이 사전청약 대상에 빠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태릉골프장은 부지가 넓어 광역교통 대책이 필요하고 과천은 행정 기관들의 이주 대책이 필요해 시간이 걸린다”며 “내년 초에라도 이들 부지에 대한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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