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 영향 크지 않아…"구매처 조정"
SMIC 제재 땐 파운드리 사업 반사이익도
스마트폰·5G 통신장비 점유율 확대 가능성
미·중, 화웨이 놓고 2차전 (CG) |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화웨이(華爲)에 대한 미국의 제재 발효가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전자[005930]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와 고객사 관계인 한편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경쟁 상대다.
이번 제재로 당장 15일부터 메모리 반도체 거래는 사실상 끊기게 됐지만, 화웨이와의 점유율 싸움에선 단기적인 수혜를 입게 된 셈이다.
다만 미국의 제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어느 정도의 득실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 "화웨이, 대체할 수 있다"…반도체 사업 문제없을 듯
10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는 맞춤 제품이 아닌 범용 제품에 속해 화웨이를 대체할 고객사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웨이 제재가 발동된 이후부터 꾸준히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해온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15일 판매 중단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 삼성전자가 미국의 승인을 받고 화웨이에 반도체를 납품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재가 언제까지 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당장은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일본 수출 규제 때처럼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버팀목…삼성전자 영업이익 62% 차지 (CG) |
미국이 최근 제재 범위를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로 넓히려 한다는 점도 삼성전자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SMIC는 내년 말 7나노 공정 양산을 준비 중인 회사로 제재 대상에 추가되면 중국의 미세 공정 추격이 더뎌질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IBM의 중앙처리장치(CPU),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잇달아 수주하는 등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더군다나 삼성이 쫓고 있는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의 경우 화웨이가 매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해온 만큼 삼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다.
실제 TSMC가 발표한 7월 매출은 중국 화웨이 물량 감소 영향으로 전월 대비 12.3% 하락했다.
다만 4% 수준인 SMIC의 시장 점유율은 중소 업체가 나누어 가질 전망이고, 삼성전자 입장에서 단기적인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이번 제재를 계기로 반도체 굴기에 다시 한번 힘을 싣고,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 반도체 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현재 15% 수준에 불과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 스마트폰·통신장비 사업은 반사이익 '기대감'
이번 제재로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KTB투자증권[030210] 김양재 연구원은 전날 '그 많던 화웨이 스마트폰은 누가 대체할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에 따르면 화웨이는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내년 1분기부터 사실상 신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삼성 vs 화웨이 폴더블폰 대결 (PG) |
중국 시장의 경우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현지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겠으나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이미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적다.
오히려 오포와 비보 등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이들에 AP를 납품하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까지 나온다.
화웨이가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해온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 장비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장점유율 10% 초·중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세계 1위 통신사업자 버라이즌과 8조원대 계약을 맺는 등 리더십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 삼성전자 실적 '서프라이즈'를 예상하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스마트폰과 5G 통산 장비 시장 점유율 상승 기회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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