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선배 의사들을 향해 정부와의 투쟁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전국 의대생들은 이날 호소문에서 "선배들은 병원과 학교로 돌아갔다. 학생들은 홀로 남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며 "투쟁에 부디 함께해 달라. 외로운 낙동강 오리알이 아니라, 건실한 둥지에서 떳떳한 의사로 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읍소했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활성화 정책을 4대 악(惡)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맞서 온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이들 학생들은 현재 동맹 휴학과 의사 국시 거부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의대협은 지난 6일 의사 국시 거부 등 단체행동을 유지키로 한 데 이어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대의원회의를 열고 동맹 휴학을 계속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의사 국시 거부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호소문을 통해 거부 의지를 다시금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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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더 이상의 구제 계획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험 접수 기간을 지난 6일 자정까지 연장해줬고, 재접수 신청을 하지 않으면 올해 실기시험 응시가 어렵다는 것을 여러 차례 고지했으며, 시험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일정까지 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 측은 "의대생들은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국가가 구제책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이를 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며 "추가적인 접수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단체가 의·정 합의를 거론하며 의사 국시 거부 의대생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의·정 합의에 추가시험에 대한 내용은 없다"며 일축했다.
정부의 이 같은 강경 기조에는 여론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등장한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0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고, 지금은 그 수가 5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도 의대생들에게 불리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 발표한 의사 국시 미응시 의대생 구제 찬반 조사 결과를 보면, '반대' 응답이 52.4%로 과반을 차지했다. '찬성' 응답은 32.3%, '잘 모름'은 15.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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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협은 "우리는 의사 국시 구제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며 추가적인 구제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정부와 마찬가지로 강경 노선을 걷고 있다.
이들은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 구제만을 위한 이기적인 투쟁이라며 비난과 질타가 이어진다"면서 "그렇지만 연대를 멈추지 않았다. 흐트러지지 않는 오와 열로, 온전히 스스로의 권리인 수업 거부와 동맹 휴학, 국가시험 거부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선배 의사들과 교수들이 의사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피해를 본다면 단체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학생들을 지원하고 나서면서 의사 파업 사태는 그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다만, 학생들의 외로운 투쟁을 한편 지지하면서도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전국 의과대학장 및 의학전문대학원장들이 의대생들에게 학업과 국가시험에 매진할 것을 당부하고 나선 것.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이날 전국 의대생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이제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때다. 학업과 국시에 매진하면서 새로운 정책 틀을 개발하는 데 온 힘을 쏟아 달라"고 했다.
정부도 일단 구제 불가 방침을 내세우면서도 국민적 합의를 언급하며 추가 구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 모습이다.
복지부 측은 "의사 국시의 추가적인 기회 부여는 형평성과 공정성 측면의 논란이 있기 때문에 국민적 양해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는 지난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78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8.6%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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