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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태국 대규모 반정부집회

태국서 대규모 반정부집회…금기 깨고 "군주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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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학생운동 세력과 반정부 단체들이 현지 시각 19일 수도 방콕에서 2014년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를 열었습니다.

일부 집회 참석자들은 왕실 문제 언급이라는 금기를 깨고 군주제 개혁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학생단체인 '탐마삿과 시위 연합전선'은 19일 낮 2시 방콕 시내 탐마삿 대학의 타쁘라찬 캠퍼스에서 반정부 집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주최 측은 최다 1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고, 경찰도 집회 참석자가 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비가 내리는데도 오전부터 학생 수백 명이 탐마삿대학으로 몰리자 애초 집회를 불허했던 대학 측은 승강이 끝에 걸어 잠갔던 정문을 개방했습니다.

이어 참석자가 꾸준히 늘어 경찰 추산 최소 5천 명으로 불었고, 블룸버그통신은 수만 명이 운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9월 19일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날이기도 합니다.

태국의 반정부 집회는 지난해 3월 총선 과정에서 젊은 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많은 퓨처포워드당이 올해 2월 강제 해산되면서 촉발했고, 현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7월부터 다시 불붙었습니다.

주최 측은 애초 군부 제정 헌법 개정, 의회 해산 및 총리 퇴진과 새로운 총선 실시, 반정부 인사 탄압 금지 등을 촉구하면서 세를 불려 나갔습니다.

군부정권이 2017년 개정한 헌법은 정부가 상원의원 250명을 지명하고, 총리 선출 과정에 국민이 뽑은 하원의원과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군부의 장기집권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태국에서 금기시되던 군주제 개혁 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점차 반정부 집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왕실 모독죄 철폐와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왕실 예산 편성, 왕실의 정치적 견해 표현 금지 등의 요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탐마삿과 시위 연합전선'을 이끄는 빠누사야 시니찌라와타나꾼은 "우리가 왜 쁘라윳 정권을 축출하고 군주제를 개혁할 필요가 있는지 국민에게 알리고 소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군주제 개혁 이슈는 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경기침체로 올해 태국의 국내총생산이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왕실 예산은 16%나 인상한 89억 8천만 바트, 약 3천356억 원으로 편성돼 더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집회 참석자들은 "봉건제 타도, 국민 만세"를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쁘라윳 총리는 반정부 집회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허용하겠지만, 군주제 개혁 요구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찬근 기자(ge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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