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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화웨이 제재·ARM 매각...'RISC-V' 대안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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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싸이파이브(SiFive)의 공동창업자 3인. 왼쪽부터 이윤섭, 아사노빅, 워터맨


[파이낸셜뉴스] 오픈소스 방식의 무료 반도체 아키텍쳐인 '리스크파이브(RISC-V)'가 탄생 5년 만에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재와 '팹리스(반도체 설계)의 팹리스'인 ARM 매각 이슈가 겹치면서 반도체 업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 공식 출범한 RISC-V 재단의 멤버 수는 현재 250여개에 달한다. RISC-V는 2010년 미국 UC버클리대학에서 개발에 착수해 2016년 60개 주요기업의 후원으로 시작했다. 현재 본사는 스위스에 있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화웨이, 테슬라, IBM, 알리바바 등 약 250개 업체가 회원사로 등록됐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ARM의 아키텍쳐는 90% 이상의 점유율 차지하고 있다. ARM 회원사들은 기본 설계를 구매, 보완해 맞춤형 칩을 설계하는 구조다. ARM의 라이선스를 사용 중인 반도체 업체 수는 93개, 라이선스 계약은 17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반면 RISC-V는 라이선스료와 로열티가 모두 무료다. ARM 대비 면적은 30~50%, 소비전력은 60%나 감소시킬 수 있어 성능도 뛰어나다. 업체들은 ARM의 생태계에서 서서히 벗어나 RISC-V를 통한 독자 개발을 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미국이 화웨이 제재와 ARM 매각 이슈가 동시에 터지면서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반도체 공급길이 끊긴 화웨이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반도체가 필요하다.

ARM은 '업체를 차별하지 않고, 저렴한 라이선스 비용'이라는 공익 중심적인 사업으로 현 위치에 올랐지만, 엔비디아로 인수되면 30년 기업철학이 무너질 수 있다. 칩 1개당 5센트 정도의 값 싼 로열티로, 공공재 성격이 짙었던 ARM도 엔비디아에 매각되면 향후 생태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현재의 비지니스 모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ARM이 경쟁사가 즐비한 엔비디아의 계열사가 되는 지배구조 변화 자체가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RISC-V를 설계한 핵심 멤버 3인(이윤섭·앤드류워터맨·크리스티 아사노빅)은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싸이파이브(SiFive)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싸이파이브의 파트너사인 세미파이브(SemiFive)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디자인 파트너로 낙점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A로 ARM이라는 평화로운 세계가 분열될 것인지 우려스럽다"며 "RISC-V는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여러 기업의 후원이 뒷받침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에서 성과를 보이면서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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