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땐 ‘보수 6명 vs 진보 3명’
11월 오바마케어 위헌소송 영향
바이든·민주 “전례 없어”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를 공식 지명했다. |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민주당의 반발에도 ‘사법부 보수화’에 속도를 내면서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미국 내에선 ‘이념 전쟁’ 및 의회 인준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대법관 후보로 마음속에 품어온 것으로 알려진 배럿 지명자는 미 법조계의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로 평가된다.
배럿 지명자가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정식 임명되면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재편돼 보수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게 된다. 이 중 트럼프 정부에서 선임된 보수 성향 대법관만 3명에 이른다.
배럿 지명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낙태 반대론자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지지하고 수정헌법 2조의 총기 소지 권리 등을 옹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장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이 위기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방대법원은 대선 직후인 1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를 공약한 오바마 케어에 대한 위헌소송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적인 낙태 합법화를 가져온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뒤집는 데 배럿 지명자가 앞장설지도 관심이다.
배럿 지명자의 인준을 둘러싼 양당 간의 힘 겨루기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배럿 지명자의 청문회를 다음 달 12일 시작, 22일 지명자를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 방송은 다음달 29일까지 인준 투표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3일 미 대선 전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란 것이다.
민주당은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은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지명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배럿 지명자와의 만남도 거부한다는 계획이다. 배럿 지명자를 만나는 행동 자체가 인준을 위한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2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연설을 통해 “미국 역사상 대선 진행 중 새 대법관을 지명·인준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상원이 미국 민주주의를 위해 굳건히 버텨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배럿 지명자의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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