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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대세는 국내여행

[올댓트립] 우리집 근처 걷기 좋은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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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이 이어지는 호랑산 둘레길.(사진제공=이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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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답답함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전 국민이 우울감에 시달리는 요즘 가벼운 산책으로 기분 전환에 나서본다.

걷는 중간 요기를 하며 걸어야 할 정도로 긴 코스도 있고, 동네 마실 삼아 가볍게 걷기 좋은 길도 있다. 지나치는 우리 동네 길이지만 여유를 갖고 차분히 걷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전이다. 나와 모두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타인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걸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우리집 근처 가볍게 걷기 좋은 길'을 추천한다.

◇ 매력 넘치는 수원팔색길, 백미는 '여우길' = 수원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수원팔색길은 여덟 개의 색이 있다는 의미가 있다. 일색(一色)인 모수길부터, 지게길, 매실길, 여우길, 도란길, 수원둘레길, 효행길, 화성성곽길까지 수원은 매력적인 길들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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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풍경의 수원 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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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마다 고유의 매력이 다르지만, 백미는 여우길이다. 수원 시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안식처인 광교저수지와 원천저수지를 길로 실제 여우가 살았던 곳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통구 광교공원에서 출발하는 여우길은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광교 역사공원, 원천저수지, 여우골숲길, 봉녕사, 경기대학교를 거쳐 다시 광교공원으로 회귀하는 순환형 코스다.

총거리 10.7km로 다소 긴 편이다. 청춘의 향기가 묻어 있는 캠퍼스를 지나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사이로 흐르는 하천을 따라가다 보면 풍경이 이어진다. 짙푸른 녹음이 하늘을 채우는 여우숲 숲속 산책로를 거니는 등 코스가 다채로워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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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 가득한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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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비친 수원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할 정도로 멋스럽다. 변곡점마다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이정표도 제대로 한몫한다. 여정 중간중간 쉴 수 있는 테이블과 화장실도 잘 조성돼 긴 여정의 부담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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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을 걷다보면 죽성 성당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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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맘 먹고 출발, 돌아올 땐 보람 한가득 = 부산 갈맷길 1~2코스는 기장군청을 시작으로 달맞이길, 문탠로드까지 이어지는 도보 코스다. 부산에는 여러 갈맷길 코스가 있는데 그중 1~2코스는 해안가 도로 중심으로 등산객들이 자주 찾다. 코스 길이 자체가 꽤 길어 많은 사람이 도전 의식을 갖고 시작해 성취감을 안고 돌아가는 코스이기도 하다.

출발지와 도착지에는 인증대가 있어 재미 삼아 도장을 찍어 보관하기에도 좋다. 기장군청에서 죽성만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인도가 좁으니 주의하며 걸어야 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걸어 대변항으로 나가면 전형적인 어촌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암벽 위의 작은 정자인 오랑대는 거친 파도와 어우러진 절경을 경험할 수 있는 뷰 포인트. 이 코스의 꽃인 해동용궁사는 고려시대 가뭄으로 근심하던 백성들을 위해 지어졌으며 바다 위에 있는 듯한 개방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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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대나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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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퍼들의 성지 송정해수욕장을 지나면 봄에는 벚꽃길, 가을에는 단풍길이 펼쳐지는 달맞이길에 도착한다. 총 6시간 정도 걸리는 긴 코스인 만큼 코스를 모두 완주할 생각이라면 신발, 옷 모두 가장 안전하고 편한 차림으로 나서야 한다. 코스가 끝난 후 부산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달맞이길 언덕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걷기 여행은 마무리된다.

◇ 하천 따라 사계절 만끽, 마무리는 마늘치킨이지 = 의성 도심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의성읍 둘레길은 의성 종합운동장에서 시작해 구봉공원과 남대천, 전통시장을 거쳐 다시 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오는 약 7.5km의 순환형 길이다. 숲속 길과 하천, 논길, 도심을 두루 거치지만 동네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평탄한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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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읍 둘레길 속 숲길을 걷다 보면 시원하다 못해 쌀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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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 장마 때 많은 비로 인해 하천 쪽 길이 중간중간 유실돼 있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코스 중 돌다리를 건너야 하는 길이 나오는데 전날 비가 많이 내리면 하천물이 불어서 돌다리를 건널 수 없어서 길을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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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를 걷는동안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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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 내내 여유롭고 한적한 길들이 계속되고 특히 하천을 따라 심어진 벚나무들을 보면 봄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꽃이 피거나 단풍이 들면 이 코스는 주민들의 꽃놀이, 단풍놀이 명소가 된다. 사계절 멋진 길을 볼 수 있는 두충나무길 역시 놓칠 수 없는 풍경으로 의성읍 둘레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의성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마늘인데, 길 막바지에 있는 전통시장 주변으로 마늘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특히 마늘치킨은 이 근처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산과 들, 하천, 도심을 두루 느끼고 싶다면 의성읍 둘레길 위에 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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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마늘을 맛볼 수 있는 마늘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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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랑이 무예 닦던 그곳, 편백숲·대나무숲·계곡 펼쳐지다 =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산단 근처에 솟은 호랑산은 예부터 인근 주민과 등산객이 자주 찾는 산이다. 산세가 높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만나는 여수산단을 비롯해 주변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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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편백과 굽어지는 길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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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라의 화랑들이 무예를 갈고 닦았던 곳이라 해 '화랑산'으로 불렸지만, 후에 '호랑산'으로 개칭됐다. 정상부의 호랑산성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유물이 발견되는 등 역사가 꽤 깊다.

호랑산 둘레길은 호랑산의 중턱을 따라 크게 한 바퀴 도는 걷기 여행길이다. 총 13km 길이, 7개 코스로 나뉜다. 개중엔 울창한 편백 숲이 이어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대나무 숲 사이로 아담한 오솔길이 굽이굽이 뻗어 나가기도 한다. 여수 각 지역으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과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숲길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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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산 중턱을 넘는 임도는 자전거 라이딩 코스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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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스를 완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5시간이다. 천천히 거닐어볼 수 있도록 길 곳곳에 평상이나 의자, 선베드, 퍼걸러 등 다양한 쉼터가 마련됐다. 일부 구간만 걸은 뒤, 호랑산 둘레길을 벗어나는 것도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완만한 경사 혹은 평지로 이루어져 있으나 각자의 체력에 따라 일부 구간만을 정해 걷는 것도 추천한다.

◇ 테마공원·식물원까지 한눈에…1시간 30분의 여유로 내장산 품다 =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 '정읍사'를 테마로 하는 '정읍사 오솔길' 중 2코스는 내장호를 둘러싼 황톳길과 조각공원, 내장 생태공원을 연결하는 수변 데크길이다. 내장산 문화광장에서 시작해 내장호를 한 바퀴 둘러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전체 약 4.5km 코스니 보통 성인 걸음으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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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호의 완벽한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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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자전거길이지만 둑 위로 올라가서부터는 수많은 단풍나무 사이를 걷는 수변 데크길이 이어진다. 중간중간 풍경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잘 조성돼 있어 가족 단위 가벼운 산책에도 적합하다.

한여름에는 백양사 부근에만 핀다고 전해지는 백양 상사화를 볼 수 있으며, 10월 중순 이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코스 중반에서는 내장산 조각공원(재생 식물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조각공원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엔 내장산 단풍테마랜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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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끝무렵, 노랗게 물든 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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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도심을 둘러싼 큰 호수를 걷는 것뿐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테마의 공원을 지나친다는 것이 이 코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단풍생태공원 근처에는 카페, 편의점, 펜션 등 편의시설이 있으니 쉬고 가거나 필요 물품을 갖출 수 있다.

[이투데이/김소희 기자(ks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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