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국 여론조사 2주 평균 트럼프에 7.2%p 우위
3대 주요 선거예측 분석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 21%↓
4년 전 대역전 참패 악몽 여전…매직넘버 '270' 미확정
트럼프, 첫 TV토론 재기 실패…남은 토론은 2번
우편투표 법적 공방-의회가 승자결정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올해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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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실시한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지만, 대선 막판에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민주당은 이른바 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샤이 트럼프'가 또 한번 위력을 발휘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의 정권 수성이냐, 바이든의 정권 교체냐, 전 세계가 이번 미 대선을 주시하고 있다. 대선 D-30일을 맞아 ▲판세 ▲외교정책 ▲한반도 ▲경제 ▲사회 문제 등 쟁점이 되고 있는 이슈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오는 11월3일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선에 도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미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세 속에서도 재기의 발판을 노려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대한 시기에 날아온 비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민주당은 4년 전 대역전패가 재연될 가능성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시사해 온 만큼 지루한 소송전으로 이어지거나 의회가 최종 승자를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우세…유효투표수 '270' 안갯속
바이든 후보는 올해 내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여파,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반(反)인종차별 시위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 악재가 됐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2주간 평균 전국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격차가 가장 적었던 때는 지난 1월14일 4%포인트, 가장 컸던 때는 6월23일 10.2%포인트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7일~30일 평균치인 현재 격차는 7.2%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섰던 때는 단 한 번도 없다.
이 수치들만 봐선 바이든 후보의 '대세론'이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특성상 유권자 전체 득표율보다는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 총 선거인단 538명 투표에서 과반인 270표 이상을 얻게 되면 최종 승자가 된다. 메인과 네브라스카를 제외한 48개 주와 워싱턴DC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해당 지역의 선거인단 수만큼 표를 가져가는 승자독식 체제다.
선거인단은 주별 인구비례에 따라 할당된다. 캘리포니아 55명부터 몬태나·와이오밍·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 각 3명에 이르기까지 규모가 차이가 난다. 이 중 캘리포니아·뉴욕주 등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인 '블루 스테이트', 텍사스·아이오와 등은 공화당 강세인 '레드 스테이트'로 분류된다. 애리조나(11명), 플로리다(29명), 미시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펜실베이니아(20명), 위스콘신(10명) 등 6개주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유권자 득표율이 낮았지만 선거인단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얻어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유권자 투표에서 6585만3514표, 트럼프 후보는 6298만4828표를 득표했지만 선거인단은 트럼프 후보가 304표, 클린턴 후보가 227표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101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된 6개 경합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RCP의 2주간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현재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모두 우세한 편이다. 다만 미시간(5.2%포인트), 펜실베이니아(5.7%포인트), 위스콘신(5.5%포인트)은 5%포인트대, 애리조나는 2.8%포인트, 플로리다(1.1%포인트)와 노스캐롤라이나(0.5%포인트)는 1%포인트 안팎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불과 0.2%포이트~0.7%포인트 차로 선거인단을 독식했다. 남은 기간과 '샤이 트럼프' 등 변수를 고려할 때 승자를 단언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이번 선거에선 각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도 흔들리고 있다. 텍사스(38명)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이긴 하지만 '옅은 빨간색'으로 바뀌었고 아이오와(6명)는 바이든 후보가 미세하게 앞서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하이오(18명), 조지아(16명)도 1%포인트 미만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승리를 위한 매직 넘버 '270'을 두고도 분석이 엇갈린다.
2일(현지시간) 현재 기관·매체별 선거인단 분석에서 RCP는 바이든 226표, 트럼프 125표, 경합 187표로 예측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212표, 트럼프 125표, 경합 201표로 분류했다. CNN은 바이든 269표, 트럼프 169표, 경합 100표로 분석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친 곳도 있다.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를 곳에 따라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해서다. 미 선거전략 사이트 '270투윈'(270towin)은 바이든 278표, 트럼프 163표, 부동층 97표로 예상했다.
3대 주요 선거 예측 모델 분석은 모두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CNN에 따르면 '538'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21%로 예상했다. 4만번의 시뮬레이션과 역대 선거 및 여론조사, 기타 다양한 변수를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디시전 데스크 HQ' 모델은 17.8%, '이코노미스트 모델은 13%로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5분의 1, 또는 그 미만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2016년에도 같은 분석을 내놨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당시 '538'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8.4%의 당선 가능성을 부여했고 허핑턴포스트는 심지어 1.7%의 승률을 예측했었다. 이와 관련 CNN은 "4년 전 이 예측 모델들은 틀렸지만 당시 결과를 뒤바꿨던 요인들을 업데이트해 '친트럼프' 요인을 놓칠 가능성이 훨씬 적어졌다"며 "이 예측 모델들이 또 다시 틀릴 가능성이 있지만 옳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클리블랜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제1차 TV 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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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판세 뒤집을까…트럼프 '확진' 초대형 변수로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TV토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규모 현장 유세가 어려워져서다. 현장 유세를 강행하던 트럼프 대통령조차 현장 상황과 비난에 어쩔 수 없이 일정을 변경·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격적인 토론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기의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대선경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말실수 등 실망스러운 모습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바이든 후보의 '치매설' 등 정신건강 문제를 주장하며 맹공을 예고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대선후보 첫 TV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말 끊기와 끼어들기, 비난, 막말로 얼룩지면서 이 책임은 고스란히 트럼프 대통령에 돌아갔다. 95분 간 진행된 토론에서 1분에 한 번 꼴인 93번의 방해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중 71번을 방해한 탓이다.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첫 TV토론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7310명이 시청했지만 유권자들은 실망과 답답함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 중 백인 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두둔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공화당 전직 국가안보 관리 56명이 오히려 등을 돌렸다. 반대로 바이든 후보 캠프는 토론 당일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 온라인 모금 플랫폼 '액트블루'에서 380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아 시간당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토론 직후 실시된 지지율 조사들도 바이든 후보의 대세론을 반증했다.
CNBC/체인지리서치가 지난달 29일 밤부터 30일 전국 유권자 7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47%포인트)에서 53%가 바이든 후보가 토론을 더 잘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잘했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지지율 조사(925명, 오차범위 ±3.22%포인트)에선 바이든 후보가 54%, 트럼프 대통령이 41%를 받아 13%포인트 차이가 났다.
같은 기간 CNN/SSRS 조사(568명, 오차범위 ±6.3%포인트)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60% 토론을 더 잘했다고 평가받아 28%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과 큰 차이를 보였다. CBS(1039명, 오차범위 ±3.4%포인트)조사에선 바이든 후보 48%, 트럼프 대통령 41%였다.
남은 TV토론은 2번이다. 2차 토론은 15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3차 토론은 22일 테네시 내슈빌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은 초대형 변수로 떠올랐다. 선거를 불과 30여일 앞둔 시점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모든 유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그간 코로나19 위험성을 경시해 온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74세 고령인데다 비만 경계선 진단을 받아 고위험군이란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최악의 경우 후보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조차 확언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 동정론이 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전 회복되면 동정론에 지지율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
◇대선 소송전·의회 결정 가능성도
미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TV토론에서도 우편투표의 신뢰성 문제를 언급하며 불복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바이든 후보가 '압승'하지 않는 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백악관 브리핑 중 '우편투표를 둘러싼 소송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 연방대법원 공석을 채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것은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가게 될 것 같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 임명을 서두르는 것이 대선불복 소송전에 대비한다는 속내도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배럿 지명자가 임명되면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이 된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때론 진보적인 판결에 손을 들어준 만큼 4대 4 구도가 될 수도 있지만 배럿 지명자가 대법원에 입성하면 확실한 보수 우위가 된다.
두 후보 모두 선거인단 270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공이 의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미 헌법은 이런 경우 하원이 당선자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435석 중 민주당이 233석, 공홯당이 197석, 기타 5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땐 주별로 1명씩 대표단을 구성해 과반을 얻는 후보에 승리를 안겨준다. 이렇게 계산했을 땐 공화당 26명, 민주당 22명, 무소속 또는 동률 2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하다.
다만 이 수치 또한 11월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하원의원 선거 이후 바뀔 수 있다. 이에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소속 의원들에게 "공화당이 대표단의 다수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단순히 하원 의석을 많이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주(州)의 대표단이 될 수 있도록 하라"고 전략 수정을 요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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