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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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리의 부인이 ‘북송(北送)’ 의사를 표시한 것과 관련해 정부 입장을 물었다. 이에 정부는 즉각적인 반박을 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전 대사대리 부인과 탈북민 김련희씨, 류경식당 집단 탈북사건 등을 언급하며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탈북민들이 있는데) 우리가 더 이상 덮어둘 게 아니라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이인영 장관에게 물었다.

이 장관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다시 북한으로 송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형편이 못 된다”며 “국회 논의와 국민 공감대 등 상황을 보며 판단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조 전 대사대리 부인은 남편과 함께 남측에 귀순 의사를 밝히며 정착한 이상 합법적 통로로 북한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 귀순 의사를 충분히 확인해 우리 국민이 된 만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북한)로 국민을 보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장관이 탈북민 북송 문제 관련해 즉각적으로 선을 긋지 않고 즉답을 피하면서 북한당국의 북송 공식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나온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강제북송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조 전 대사대리 부인이 북송을 원하는 동기는 딸에 대한 걱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황상 조 전 대사대리 부인이 북한행을 원한다고 북한으로 돌려보냈을 경우 신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인도적 차원에서도 북송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 또한 나온다.

잠적 수개월 전 이탈리아 지역 행사 참석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산피에트로디펠레토 AP=연합뉴스

앞서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한국행이 1년 만에 공개공식 경로를 거치지 않고 입국 정보가 노출된 배경에는 조 전 대사대리 아내가 언론사에 제보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C 등 매체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 아내는 정보 공개 전 제보를 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고, “딸이 있는 북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나왔다.

조 전 대사대리는 당초 제3국 망명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자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행이 뒤늦게 공개된 것을 두고는 고위직인데다 북한에 송환된 딸의 신변을 우려해 노출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 전 대사대리가 직접 입국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원들에 의해 파악됐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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