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ICBM에 눈물까지…트럼프 코로나19 감염 후 첫 공개행사까지 집어삼켜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던 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며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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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10일 두 사람이 마스크를 벗고 대중앞에 나섰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은 우연의 일치인 듯 같은 날을 택했다.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같은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세차례의 만남과 수십차례의 친서 교환을 한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언급한 관계다. 사랑한다던 두 사람은 이날 모처럼의 기회에서 서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툭하면 모습을 감추며 그때마다 건강 이상설을 불러왔지만 이번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친서와 전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건강을 걱정해 오던 김 위원장은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애정표현을 피했다. 불과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쾌유를 바랐던 모습이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지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하며 자신을 잊지 말라는 증표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즘 코가 석자다. 북한을 돌볼 상황이 아니다. 대선은 코앞인데 TV토론도 제대로 되지 않더니 코로나19 감염으로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입원 3일만에 고집을 부려 병원에서 나왔지만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퇴원후 5일째 되는 10일, 드디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앞에 섰다.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하필이면 김 위원장이 대중 앞에 나와 공개적으로 발언해 김이 새버렸다. 심지어 김 위원장이 울어버리기까지 했으니 자신에게 쏠릴 시선이 김 위원장에게 넘어가 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고 "기분이 좋다"면서 연설에 나섰지만 속으로는 아쉬워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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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눈물을 보인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8년에도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북한 매체가 전한 눈물의 '메시지'는 이랬다. “강성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개혁이 순조롭게 되지 않는 답답함에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어쩌면 이번은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극히 불투명해진 만큼 두 사람이 다시 만날 확률도 뚝뚝 떨어지는 중이다. 북한과 미국와 관계도 다시 긴장관계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쩌면 김 위원장은 눈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별을 예고한 것은 아닐까. 그가 흘린 눈물의 의미가 더욱 궁금해진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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