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후 첫 공개 석상에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 연설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로이터]

미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다시 유세 현장에 복귀한다.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한 지 엿새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면역을 갖고 있고 더이상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며 현장 복귀를 옹호하고 있지만,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문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플로리다 샌포드에서 열리는 집회를 시작으로 선거 유세전에 복귀할 예정이다. 13일과 14일에는 펜실베니아와 아이오와로 건너가 유세를 벌인다. 세 지역 모두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근소한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쳐지고 있는 대표적인 접전지다.

전국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을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최근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플로리다와 아이오와에서 각각 3.7%포인트, 1.2%포인트, 펜실베니아에서 7.1%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의문 속에서도 ‘면역’을 주장하면서 유세 현장 복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미 그는 10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진행된 공개 행사에 참여,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강행했다. 같은 날 주치의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에게 코로나19 감염시킬 위험성이 없어 격리를 끝내도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바이러스에서 완전 자유로워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 번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되면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나는 현재 면역이 있는 상태”라면서 “면역이 길게 갈 수도, 짧게 갈 수도 있지만 지금은 몸 상태가 매우 좋다”고 했다.

심지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전염시킬 위험이 없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근거로 대선후보 2차 TV토론 강행을 주장하고 있다.

브라이언 모건스턴 백악관 전략공보 부국장은 같은 날 취재진에게 “대통령은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대선토론위원회가 2차 토론 일정을 되돌려 놓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2차 TV토론은 앞서 화상으로 진행하자는 대선토론위원회의 주문을 트럼프 측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섣부른 결정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까지 트럼프 측은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확실하게 공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CNN은 “트럼프는 선거 유세 재개라는 무모함을 선택했다”면서 “주치의는 트럼프가 타인을 감염시킬 위험이 없다는 정확한 결과를 근거로 내놓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어떤 진단 테스트를 받았는지 조차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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