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S와 협업 추진 의미
화웨이 매출 감소분 3조원 상쇄
MS는 클라우드 사업 확장 윈윈
최태원 ‘공유 인프라’ 철학 반영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
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 화웨이로의 판로가 막힌 상황에서 이를 대신할 초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한 해 3조원 어치의 반도체 판매처를 잃은 상황에서 MS에 반도체 공급과 함께 공동으로 이노베이션 랩까지 구축하게 돼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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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MS와 동맹으로 ‘화웨이 악재’ 돌파구=우선 SK하이닉스는 MS를 초대형 고객사로 맞이하면서 ‘화웨이 악재’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MS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해왔지만 매출 비중은 1% 안팎에 그쳤다. 이달 말 두 회사가 업무협약을 맺으면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서버용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물론, MS의 신형 노트북 ‘서피스 랩탑’, 폴더블 스마트폰 ‘서피스 듀오’, 연말 출시되는 게임기 ‘X박스’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필요한 반도체를 대거 팔 수 있게 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회사 창립 37주년 기념사에서 “우리는 D램과 낸드(NAND) 경쟁력 혁신과 함께 CIS(CMOS 이미지 센서), 파운드리, AI(인공지능) 등 새로운 분야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면서 “조금만 더 힘을 모은다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에서 확연히 다른 입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MS, SK와 이노베이션 랩 협력에 ‘매력’=SK하이닉스와 MS 업무협약의 또 다른 핵심은 공동 이노베이션 랩 구축이다.
MS는 클라우드 사업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 세계 점유율이 20%로 아마존웹서비스(AWS·31%)를 맹추격 중이다. 이노베이션 랩은 MS 클라우드 기반이어서 MS의 관련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양사는 이노베이션 랩을 통해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워크로드(Workload)에 최적화한 클라우드 컴퓨팅 및 버추얼 머신(VM) 개발을 함께 할 계획이다.
MS는 지난 8월 대만의 TSMC와도 이같은 이노베이션랩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Azure)를 기반으로 가상 설계 환경을 구축, 반도체 설계에 보다 최적화된 새로운 범주의 EDA를 개발했다. TSMC는 이를 반도체 설계 업체와 공유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노베이션 랩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메모리 중심에서 시스템반도체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계는 기밀정보가 많아 외부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꺼려왔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수많은 반도체 업체들의 진입장벽을 낮춰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클라우드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노베이션 랩 구축과 관련해 사내 데이터센터 안에 MS 데이터센터를 별도로 구축하는 방안까지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최태원 회장의 ‘공유 인프라’ 중시 반영=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같은 행보에 ‘공유 인프라’를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7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SK는 대기업이 가진 많은 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공유 인프라스트럭처 개념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문제에 접근했다”며 “앞으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방식의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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