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들이 하나둘씩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심판과 선수를 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고려해 일부 인사들이 준비위원직을 고사하면서 벌써부터 후보들 간의 경쟁이 불붙은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를 발족하자 서울시장 후보군들이 하나둘씩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선동 당 사무총장 및 경선준비위 부위원장은 14일 모든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고,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 오신환 전 의원도 경선준비위원직을 사퇴하거나 고사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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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선수 겸직 뒷말 무성에 사퇴

김선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4일 총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무총장직을 그만 둔다”며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 부위원장직도 내려놓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김 총장은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에 당연직으로 부위원장을 맡았으나, 사무총장직 사표를 내면서 부위원장에서도 빠질 예정이다. 김 총장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출마 준비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민통합위원회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 사무총장에 대해 “서울시장 출마 결심이 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로 거론돼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 12일 출범한 경선준비위에 합류하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면 당직에서 물러나 선의의 경쟁에 뛰어들거나, 아니면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 사무총장과 경선준비위 부위원장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국 김 사무총장은 사의를 표명하고 김 위원장은 이를 수리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 결심이 섰으면 사무총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후임 인선은 곧 하겠다. 이번 주 안에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의사 인사, 위원직 용퇴할 듯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지난 13일 경선준비위 첫 회의에서 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의도연구원장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되게 돕는 것이 우선이지, 경선룰을 만드는 경선위원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언론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에 오해를 피하고 싶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군 거론되는 오신환 전 의원도 경선준비위원 제의를 받았지만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날 “경선준비위원회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것보단 이번 달 정치카페 ‘하우스’ 창립에 매진하기 위함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선위원장을 맡은 김상훈 의원은 이날(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지 원장이 자진 사퇴한 사례를 들며 출마 의사를 갖고있는 인사가 아직도 경선준비위에 있다면 향후 용퇴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야권에서는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현역의 권영세·박진·윤희숙 의원, 원외에서는 나경원·이혜훈·김선동·지상욱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현역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는 103석으로 여당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의원직을 버리고 시장 선거에 나서는 것이 당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면서 “시장에 출마한다고 해도 기존 지역구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현재 당 지지도 등을 봤을 때 같은 당 인사가 당선된다는 장담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