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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트럼프도 기울었다" 추격 나선 유명희 美대선이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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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오른 유명희(왼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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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최종 라운드에 오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WTO의 협의 절차는 27일(현지시간) 일반이사회에서 종료된다. 164개 회원국은 합의(컨센서스)로 사무총장을 선출하는데, 지난 19일부터 회원국별로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를 놓고 선호 후보를 정하고 있다.

분수령이 될 유럽연합(EU)의 무역정책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릴 예정이다. EU 27개국 표의 향방이 달린 회의다. 통상 EU는 자체 컨센서스를 통해 정한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만큼 과반(82표) 확보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현재까지 전반적인 판세에서 나이지리아 후보가 약간 우세하다는 말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EU는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로 굳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오콘조이웰라 후보 측은 “EU를 제외하고도 70여 개국의 표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U는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연합(AU) 43개국의 표심도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다만 결집도는 EU보다는 느슨하다.

그렇다고 비관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외교부의 판단이다. 초반 예상과 달리 유 본부장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데다 아시아와 미국에서도 표심도 유 본부장 쪽으로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보도에서 블룸버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유명희 본부장으로 기울어 있다"고 판세를 분석했다. 외교부는 EU를 상대로도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스웨덴·덴마크·핀란드·폴란드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상대 후보는 국제적으로 명망이 높은 인물로 선거 초반부터 당선이 유력하다고 봤던 후보”라면서도 “그러나 한국이 1·2라운드를 거치며 무섭게 추격하는 추세에 있고, 유 후보의 선전에 놀라는 나라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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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무역기구(WT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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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총장선거의 중요한 변수는 미국·중국·EU 등 경제 규모가 큰 나라들의 '비토 파워(거부권)'다. 이 나라들이 결사반대하는 후보는 사실상 당선이 어렵다. 일례로 WTO 분쟁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 위원은 미국의 반대에 4년째 공석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외교부 안팎에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마찰을 거치며 친중성향의 아프리카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아직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미국의 대선도 WTO 총장선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기류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바이든 후보는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국제기구에서는 협력하겠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전체 표심을 바탕으로 회원국들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결과는 이르면 11월 6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내년까지 늘어질 가능성도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되든 차기 WTO 사무총장은 최초의 여성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다. WTO의 전신인 관세·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 체제를 통틀어 첫 여성 수장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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