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文 호소에도 유명희에 등돌린 EU...정부 "아직 끝난게 아니다"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요 외신 "EU, 오콘조이웰라 지지 합의"

표차 크면, 美 지지에도 뒤집기 힘들어

외교부 "의견 일치 중요, 아직 안 끝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결선에서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경쟁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AF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EU 회원국들이 이같이 합의하고 2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결선에서 경쟁 중인 한국의 유명희(왼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간 EU의 지지는 WTO 사무총장 결선에서 ‘승부처’ 중 하나로 꼽혀왔다. EU 27개국은 합의된 후보에 몰표를 주는 데다 인근 아프리카의 표심에도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 등 다수의 유럽 주요국들이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했고, 동유럽과 발트해 일부 국가들이 유 본부장을 지지했다.

한 유럽 소식통은 7개 국가가 유 본부장을 선호한다는 것을 성명에 기록할 것을 요구했으나, 다른 국가들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프리카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상호 신뢰의 신호"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유명희 본부장(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FT, 블룸버그통신 등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EU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를 원하고, 그가 폭넓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FT는 또 EU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유 본부장이 힘든 싸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오콘조이웰라는 앞서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79개국의 지지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EU의 표를 합하면 과반이 넘어간다는 계산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WTO 사무총장은 결선에서 164개 회원국의 지지도 조사를 거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선출한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164개국 회원국을 상대로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벌인다. 이어 다음 달 7일 전까지 당선자를 확정하는 합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통상 한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얻으면 다른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하는 식이다.

다만 어느 한 후보가 압도적인 선호도를 얻지 못했거나, 미국 등 주요국에서 반대 의견이 나올 경우 쉽사리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유 본부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일보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본부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제네바 주재 각국 대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간 한국 정부는 '한국 첫 WTO 사무총장' 배출을 위해 총력전을 벌여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유명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등 지금까지 유 본부장 지지를 위해 14개국 정상과 통화했다. 지지를 호소하는 서한을 보낸 국가도 총 73개국이나 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50여 개국의 외교 장관과 통화해 지지를 호소했다.

외교부는 지지 국가 숫자, 주요국의 지지 강도 등 전체적인 판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원국 간 후속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WTO 사무총장 선출은 단순 득표수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만장일치 컨센서스를 이루는 2라운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라운드에선 미국·중국·인도·브라질 등 WTO에서 영향력이 큰 강대국이 어느 후보를 강력하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1차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며 "아직은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선영·윤성민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