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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기업 경영권 승계

재계 1·2위 삼성·현대차 세대교체…풀어야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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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정의선 회장, 화두는 '신성장 동력'

차세대 전기차 등 첨단산업 육성 '삼성·현대차' 맞손 가능성도

뉴스1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뉴스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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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한국 재계의 세대교체다. 경제 성장을 이끈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거목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로써 재계 1·2위 기업인 삼성과 현대자동차는 3세대 경영체제를 맞았다. 현대차는 최근 정몽구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의선 회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할 당시 삼성그룹 매출은 10조원을 밑돌았다. 고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를 시작으로 가전, 휴대폰 등에서 삼성그룹을 글로벌 1위로 키우며 IT 강국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 기간 삼성그룹은 매출 400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순위에도 들지 못했던 글로벌 브랜드 가치는 톱10 반열에 올랐다.

현대차도 정몽구 명예회장 재임 기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작은 아버지인 고 정세영 회장이 자립기술 기반을 닦았다면 바통을 이어받은 정몽구 명예회장은 글로벌화를 추진하며 제2의 도약을 이뤄냈다.

1997년 외환위기(IMF) 이후 급등한 환율 여건에서는 국내 생산 차량을 해외에 파는 게 더 이익이었다. 그러나 정몽구 명예회장은 97년 터키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98년 인도공장, 2002년 중국공장을 설립하며 해외 생산거점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현대차는 IMF 사태 몇 년 뒤 발생한 내수시장 침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일찌감치 외환위기 여파에서 탈출한 현대차는 기아자동차까지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아버지 세대가 고도성장을 이끌었다면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초연결 사회.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커넥티드 등 격변하는 산업시대에서 장기 생존을 담보할 성장 동력을 찾아야할 입장에 놓였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지분승계도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다.

2014년 그룹 경영을 도맡아 온 이재용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이끌면서 인재영입 및 대규모 투자 등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이을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을 구상할 전망이다.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 계열사 주식 상속에 필요한 세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관심사다.

고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 가치는 18조원을 넘는다. 지분 상속세율 60%를 적용할 경우 세금만 10조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상속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과 밀접하게 연관돼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보유 지분 담보 대출을 통해 재원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의선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분간 판매 부침이 불가피한 만큼 신규 수익원 확보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및 전기차 충전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도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차가 강점을 가진 수소전기차도 관련 부품 판로를 개척하면 일종의 블루오션 개척이 가능하다. 자체개발 연료전지시스템의 경우 차량은 물론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군사용으로 공급할 수 있을 만큼 활용처가 넓다.

다양한 부문에서 연료전지시스템 판로를 확보하면 수익 확대는 물론 전반적인 수소 사업에서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구축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이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를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특히 내년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전기차 브랜드가 출시되면 수소와 순수전기차 두 부문에서 균형을 맞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체질개선을 발판으로 위기를 한 고비 넘기는데 성공하면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추진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하고 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놓거나 현대글로비스를 그룹 지배회사로 올리는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1·2위 기업이 모두 3세 경영 체제를 맞게 됐다"며 "최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놓고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회동을 가진 만큼 사업체질 개선을 목적으로 조만간 삼성과 현대차가 손을 잡는 날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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