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에도 블루웨이브 없으면 실망…주가 하락 가능성
어떤 쪽으로든 확실하게, 빨리 결정되는 것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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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내 금융시장도 숨을 죽인 채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바라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과 정부ㆍ한국은행 등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인 '불확실성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대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채 민주당, 공화당의 두 후보가 모두 승리를 선언하는 상황이다. 현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한쪽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 않는 이상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장이 뉴스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 2000년 미 대선 때도 앨 고어 후보가 불복 선언을 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 당시 재검표를 시작하자 코스피는 대선 당일 대비 9%까지 하락했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어떤 쪽으로든 확실하게, 빨리 결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예상 외로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번 대선의 관건이 되는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주 등으로 대부분 동부에 몰려 있다. 개표 시각이 이른 지역들이기 때문에 경합 지역에서 특정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되면 시장이 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상ㆍ하원 선거 결과 역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이 대통령, 상ㆍ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물결)'가 현실화하는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 블루웨이브가 일어나면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재정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을 잡으면 경기부양책 통과 등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도 주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감세 정책을 지속하며 미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는데, 이 경우 달러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 최근 위안화와 함께 원화 강세를 보인 한국 입장에서는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바이든 후보 당선 시 약달러 기조는 짧은 시간 동안 강하게 나타나고, 채권 금리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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