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엔 대규모 경기부양책
채권 가격 더 떨어질 가능성 커져
기업 자금조달 이자비용 상승에
금리 낮은 CP 발행 늘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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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결과를 전후로 채권 금리가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은 물론 채권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이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대선 이후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재개될 것이란 경계감은 채권 가격을 끌어내렸다. 공모 회사채 시장은 일찌감치 폐장 분위기 마저 감돈다.
美 대선 결과 앞두고 뛴 채권 금리
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8월 5일 연 0.796%로 사상 최저점을 찍은 이후 석 달만인 이달 3일 0.980%로 18.4bp(1bp=0.01%포인트)나 올랐다.
장기물일수록 채권 금리 상승 폭이 컸다. 같은 기간 5년물도 연 1.045%에서 1.296%로 25.1bp 올랐고 10년물도 1.293%에서 1.607%로 31.4bp 뛰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미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지난 10월 초 0.7%대였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일(현지시간) 기준 0.942%를 가리키고 있다. 통상 미국채와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동조화를 이루며 간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결국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있다. 여기에 미 대선 이후 소송 및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 등이 더해졌다"면서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포지션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대선 이후 경기 부양책이 진행되면 채권 금리는 추가로 상승(채권 가격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이 이어지고 이는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형국이다. 미 대선 투표 직전까지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블루웨이브를 우려한 기관들이 채권 매도세를 취했다. 민주당이 상원마저 장악할 경우 더 큰 규모의 부양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 금리가 가장 큰 폭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자 4일 채권 일제히 하락(채권 가격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 박빙 싸움이 진행되면서 채권 시장 약세(채권 금리 상승, 채권 가격 하락)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약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고 우편투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불확실한 기간이 연장되면서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와 채권시장 약세 흐름이 며칠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업들 조달 비용 올라가나 '긴장'
매크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자금 조달 시장은 경계감이 짙어졌다. 채권금리가 올라가면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달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준비하는 곳은 하나에프앤아이, 삼성물산, 두산, SK건설 정도이다. 삼성물산과 하나에프앤아이는 이달 중순께 회사채 2000억~2500억원 안팎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과 SK건설도 이달 중 각 1000억원 규모 목표로 회사채 발행 채비에 나섰다.
또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 물량에 대해서 상당수의 기업은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대처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코스콤 체크시스템에 따르면 CP 잔액은 이달 3일 기준 62조5017억원 수준으로 연초 (52조2956억원) 대비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또 국고채 금리가 석 달 사이 오르는 동안 CP 금리는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CP 활용도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CP금리(91일물)는 8월 1.46%에서 이달 1.11%까지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11월 공모회사채 시장이 평년 대비 한산한 분위기"라며 "미국 대선 등 매크로한 변수로 채권 금리가 올라갈 것에 대비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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