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크게 이기고 있다" 자신
바이든 사전투표 결과에 기대감
예측불허 박빙 언론도 혼란
바이든 승리 예상 뒤집고 혼전
트럼프 플로리다서 승기 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뉴브라운펠스의 레스토랑에서 개표 결과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텍사스주는 1980년 대선 당시 로널드 레이건 이후 대선에서 한번도 민주당에 자리를 내주지 않은 공화당의 텃밭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AP뉴시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3일(현지시간) 경찰관이 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시민들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수도 워싱턴DC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개표가 시작될 무렵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들 사이에 산발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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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베이징=홍예지 기자 김준혁 인턴기자 정지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개표가 한창인 4일(현지시간) 새벽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2시20분께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가 경이롭다"면서 "사실상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자신이 승리한 지역을 줄줄이 열거하며 "우리가 이긴 것은 매우 분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1시께 바이든 후보를 비난하며 입장 표명을 예고했었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가 크게 이기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 그들이 (선거를 훔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시간이 종료된 뒤 표를 던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을 열기 2시간 전, 깜짝 회견을 열어 우편투표 개표를 기다리자고 독려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0시30분께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지금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우리가 승리의 궤도에 올랐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다"라며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달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유례없는 조기투표와 우편투표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결국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 마지막까지 신경전
바이든 후보의 발언은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비록 다른 경합주에서 밀리고 있지만 애리조나주를 가져온 데다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주) 개표율이 올라가면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시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우편투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상과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에 바이든 후보 측은 우편투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특히 양측 후보 모두 필승해야 하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선 대선일 사흘 뒤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인정하고 있어 결과 발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바이든 후보 측은 우편투표에 크게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는 부정선거의 온상이라며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대선이 예측 불허의 박빙 승부를 이어가면서 세계 언론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혼란에 빠졌다. 일부에선 부정투표 가짜뉴스와 오보도 등장했다. 언론들은 이날 오후 들어 관측보다는 실시간 개표 현황과 두 후보의 발언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선거정보 제공 사이트 '미국선거프로젝트'가 3일 오전 11시까지 집계한 사전투표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등록 유권자의 지지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20개주 사전투표자의 45.0%가 민주당 지지자였고 공화당 지지자는 30.5%에 그쳤다는 것이 근거다.
이 같은 사전투표자 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16년 대선 총 투표자 수의 72.8%에 해당한다. 민주당 지지자가 몰린 사전투표자가 많을수록 바이든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막판 뒷심에 전 세계 깜짝
각종 전문가 분석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바이든 후보가 우세에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매체들은 이런 내용 등을 토대로 향후 바이든 후보 승리에 대한 기사를 조심스럽게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개표가 시작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이어졌다. 초반 개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켄터키, 인디애나 2개 주 일부지역에서 70% 안팎을 넘나드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바이든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이 2개 주에 걸린 선거인단은 538명 중 19명이다. 바이든 후보는 3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버몬트에서 승리했다.
경합주는 혼전을 거듭하다가 플로리다에서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승기가 점쳐졌다. 그는 이곳에서 바이든 후보를 앞지르고 29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갔다.
바이든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기대했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러스트벨트(북부 쇠락 공업지대)도 고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다른 주의 개표 결과가 2016년과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이들 3개 주에 걸린 선거인단 46명을 확보하면 선거인단 과반 270명을 넘겨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오후 4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힘을 발휘하는 곳은 6개 핵심 경합주 가운데 애리조나주를 제외한 5곳이다. 실제 선거 개표 결과가 사전투표자 수나 여론조사와는 다소 다르게 흐른 셈이다.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는 온라인 가짜뉴스로 혼란이 가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표가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표 도난을 막아라'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해시태그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 보수 매체는 필라델피아 투표소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간판을 설치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오보를 냈다.
필라델피아 검찰은 관련 의혹을 조사한 결과, 선거법 위반 사실이 없었다며 "해당 보도는 고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 대선 결과는 불확실성이 커 미국 사회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정지우 기자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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