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진짜 5G’ 가능 28GHz 대역에서 화웨이 장비 도입 관심사
미군 재배치 이슈 등 가시화될 경우 LG유플러스 책임론 불거질 듯
LG유플러스(032640)가 화웨이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의회가 화웨이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도입한 국가들에 미군 및 전략 무기를 제외하는 것을 고려하는 법안을 추진중이어서다. 미 상원과 하원이 함께 추진한다는 점에서 조 바이든 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밀어부친 화웨이 제재는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이미 수도권 지역에 설치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5G 전국망 구축까지 한참 남은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진짜 5G’라 불리는 28GHz(기가헤르츠) 기지국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10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0)'에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부스가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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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화웨이 5G망 28GHz 기지국 구축을 위해 삼성전자(005930)와 계약을 했고 화웨이 장비 도입은 저울질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8GHz 대역에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5G 주파수 대역은 LTE 대비 3~4배 빠른 3.5GHz 대역과 20배 빠른 28GHz 대역으로 구분된다. 28GHz는 통신업계는 5G 상용화 초기부터 여러차례 ‘진정한 5G’라고 강조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를 포함해 SK텔레콤(017670), KT(030200)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28GHz 대역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쯤에나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8일 금오공대에서 5G 전시관을 열고, 5G 28㎓ 대역을 실증한다. 국내서 28㎓ 기지국을 시험 가동하는 첫 사례다.
당초 업계 일각에선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초기 ‘보안 이슈’ 논란을 뚫고 3.5GHz 대역에서 화웨이 5G 장비를 도입한 만큼, 후속으로 28GHz 장비도 도입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LG유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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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를 통해 무선시장 점유율 역전을 노리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선 브랜드 가치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성비가 좋은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결정 당시에는 합리적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규제와 함께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요청하며 LG유플러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LG유플러스의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문제 삼았다.
이 가운데 지난 6일(현지 시각) 공개된 미국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담긴 내용은 LG유플러스 입장을 더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 상·하원이 합의하고 곧 표결을 통해 통과시킬 예정인 이 법안에 국방부가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들의 5G 기술이 사용되는 나라에 군대와 장비를 보내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 국방부는 부대와 장비 등 전력을 해외에 배치할 때 해당 국가의 5G 네트워크가 인원, 장비, 작전에 끼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화웨이와 ZTE의 위험을 직접 명시한 것이다. 미국 의회는 수일 안에 이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서울 용산미군기지 콜리어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 42주년 기념식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왼쪽)이 유공자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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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 정부는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도입과 관련해 "기업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상황이 바뀔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주한미군 재배치 및 전략무기 구입 등 문제에서 미국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한다면 LG유플러스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 내용이 들어갔다고 이를 주한미군감축과 직접 연결시키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방수권법안이 이 조항과 관련해 "주둔 미군에 위협이 된다면'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다. LG유플러스가 쓴 화웨이 장비가 주한미군에 직접 위협이 발생했다고 미국이 우리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앞서 LTE 기지국 구축 당시 미국 측의 항의로 미군 부대 근처에서 화웨이 장비를 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LG유플러스가 28GHz 대역 화웨이 장비 도입 불발을 넘어 현재까지 구축된 장비까지 걷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회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구축된 LG유플러스 5G 기지국 중 화웨이 비중은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5G 등 CAPEX(설비투자)는 2019년 2조6000억원, 올해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쪽으로 3G 및 LTE 주파수 재할당 대가에 차등을 두기로 한 만큼 화웨이에 따른 경영 리스크가 높아졌다.
지속하는 화웨이 이슈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회사가 구축한) 5G망 보안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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