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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사진을 찍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미래 관계를 놓고 막판 협상중인 EU가 협상 결렬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내놨다. 양측은 일단 오는 13일(현지시간)까지 협상을 이어간다고 밝혔지만 이견이 너무 커 협상 없는(No deal·노딜) 브렉시트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BBC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브렉시트 미래 관계 협상에 “심각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노딜 브렉시트를 비롯해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영국에게 4개 비상 계획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집행위는 양자가 합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EU 사이의 필수적인 항공 통행을 6개월 동안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이 EU의 안전 규정을 통과한 항공기를 영국에서 착륙하도록 허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집행위는 6개월간 양측이 육상으로 이동하는 화물과 승객의 기본적인 통행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여기에 어업권 분쟁을 언급하면서 양측이 서로의 영해에서 최소 1년 혹은 추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상대방 어선의 조업을 허가하자고 제의했다.
영국은 지난 1월 말에 EU를 탈퇴했지만 이달 말까지 이행 기간을 설정하고 EU 회원국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EU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 양측은 내년부터 영국이 EU 단일 관세 시장에서 완전히 떨어져나가고 양측의 영해와 영공, 육상 교통 등이 분리되는 내년 이후 미래 관계를 협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미래 관계 합의에는 무역, 에너지, 교통, 어업 등에 관한 사항이 모두 포함된다.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기업간 공정경쟁 여건, 분쟁 해결 처리 문제, 어업권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미 지난 가을부터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폰 데어 라이엔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존슨을 만나 3시간에 걸쳐 담판을 벌이고 "대화가 활기 있고 흥미로웠다"며 "양측 입장에 상당히 차이가 있지만 협상을 곧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번 주말 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양측은 협상 기한이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달 13일까지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EU가 현 상황에서 비상 계획을 내놓은 것은 협상 타결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영국 총리실은 현재 EU와 “매우 큰 의견 차이가 남아있다”고 밝혔고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협상이 13일 이후로 연장될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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