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스마트폰부터 모든 사물인터넷 제품서 전면 사용
중국 상하이의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의 초강력 제재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화웨이(華爲)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 운영체계(OS)인 (鴻蒙·영어명 Harmony)를 탑재한다.
미국의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쓸 수 없게 되면서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18일 신랑과기(新浪科技) 등 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세계 개발자들을 상대로 스마트폰용 훙멍 베타 버전(시험판)을 공개했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연례 개발자 대회에서 내년부터 자사 스마트폰에 훙멍 OS를 전면 지원한다면서 12월에 스마트폰용 훙멍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개발자들에게 스마트폰용 훙멍이 공개된 것은 화웨이가 스마트폰에서도 훙멍을 본격적으로 사용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세계의 개발자들이 훙멍에서 쓸 수 있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해줘야만 화웨이가 어느 정도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랑과기는 화웨이가 내년 내놓을 전략 스마트폰인 P50에 처음으로 훙멍을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 제품을 사지 않아도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에 깔린 안드로이드 기반의 운영 체계인 EMUI를 훙멍으로 대체할 수 있다.
중국 매체들은 개발자들에게 공개된 스마트폰용 훙멍이 기존의 EMUI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면에서 매우 유사해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게다가 훙멍에 있는 앱 장터인 '화웨이 스토어'에서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와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런 탓에 일부 중국 누리꾼은 훙멍이 '짝퉁 안드로이드'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훙멍이 안드로이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운영체계라고 주장한다.
화웨이는 내년 스마트폰 외에도 모든 사물인터넷(IoT) 관련 제품에 훙멍을 탑재할 계획이다.
기술적 평가를 떠나 화웨이가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안드로이드에서 자사만 쓰는 훙멍으로 바꾸는 것은 향후 스마트폰 사업에 큰 도전 요인이다.
과거에도 중국 소비자들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가 제거된 중국식 안드로이드를 썼기에 훙멍이 깔린 제품을 생소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과 동남아, 남미 등 기존 화웨이가 적극적으로 진출했던 해외 지역 고객들은 안드로이드가 아닌 훙멍이 깔린 스마트폰을 사기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
이용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풍성한 독자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나 블랙베리 같은 회사도 생태계 형성에 실패해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려났다.
작년 5월부터 시작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화웨이는 주력 사업인 기지국 등 통신 장비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 가전 부문 모두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보이콧' 요구로 영국,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가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했다.
또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제재로 화웨이는 스마트폰에서부터 랩톱, 태블릿 PC, 이동통신 기지국, 서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결국 화웨이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살리기 위해 매각이라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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