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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서울 아파트값 56% 오른 뒤에야...文 "송구" 부동산 첫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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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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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주거 문제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 문제는 잡을 자신이 있다”(2019년 국민과의 대화),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고 해왔다. 결국 서울 아파트값이 56.2%(KB주택가격동향, 중위가격) 오른 상황에서야 문 대통령의 사과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선 "주택 정책의 초점을 기존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다 명확하게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반부터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을 예고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정부는 공급 부족을 인정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때도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공급 부족이 아닌 투기 수요 때문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해 7월 “서울 주택 공급은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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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최근까지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라 신고되고 있다. 사진은 10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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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부동산 외 경제 이슈들에 대해선 성과를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의 성장률로 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주가지수 역시 2000선 돌파 14년 만에 주가 3000시대를 열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선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며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이달 중 백신 접종 계획을 마련한 뒤 다음 달부터 전 국민에 대한 한 무료 접종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또 “자체적인 백신 개발도 계속 독려할 것이다.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여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제 보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과 관련,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문제와 관련,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며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다”라고도 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대화의 재개를 위해 비대면 방식의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핵 잠수함·전술핵 개발 지시 등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드러낸 대미·대남 강경자세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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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9일 핵추진 잠수함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보도에서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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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 인사회에서 올해 화두로 ‘통합’을 제시한 데 대해 ‘사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이번 신년사에서는 ‘통합’ 대신 ‘포용’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권력기관 개혁'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권력기관 개혁이) 현장에 자리 잡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갈등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개혁된 제도를 안착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 사과를 비롯한 문 대통령의 신년사 내용에 대해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자화자찬을 늘어놓다가 부동산에 대해 ‘송구하다’고 했는데, 곁가지로 들어간 느낌”이라며 “‘송구하다’는 표현이나, 부동산 정책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구체적으로 담겨 있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진정한 사과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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