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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박원순 사건’에 “안타깝다”만 4번… 文 대통령, 피해자 사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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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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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있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한 첫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 대신 “안타깝다”는 말만 4번 반복하는 소극적 대응에 머물렀다. 피해자에 대한 위로는 없이 가해자에게 안타깝다고 한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방침에 대해서도 “당헌은 종이 문서 속에 있는 게 아니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극단적 선택에 대한 질문에 문 대통령은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운을 뗀 뒤 4차례 안타까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먼저 “피해자의 피해 사실도 안타깝고 그 이후 여러 논란의 과정에서 이른바 2차 피해가 주장되는 상황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첫 공식 입장에서 ‘안타깝다’는 언급에 그친 데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남 이야기 하듯 말한다”, “소속 당의 문제에는 분노하지 못한다” 등의 비판적 여론이 쏟아졌다.

    ‘이른바 2차 피해가 주장된다’고 표현한 것도 비판받을 소지가 있어 보인다. 2차 가해·피해 사실에 대한 깔끔한 인정과 사과가 아니라 모호한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편으로는 박 전 시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박 전 시장이 정당한 사법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했다는 내용 등은 빠진 채 두루뭉술한 유감 표명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방침에 대해서는 “당과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단체장 귀책 사유로 자리가 빌 경우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한 것은 다름 아닌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들었던 당헌이다. 이를 깨면서까지 이번 재보선에 후보를 내기로 한 데 대해 각계의 비판은 계속돼 왔다.

    이를 의식한듯 문 대통령은 “당헌은 고정불변이 아니다. 제 대표 시절 만들어진 당헌이라고 해서 신성시될 수는 없다”며 “결국 당원들의 전체 의사가 당헌”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관련 내용 전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기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됐다. 직접 빈소 조문을 피하고 조화를 보내며 간접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박원순 시장 혐의 인정에 대한 입장이 있나. 아울러 당 대표 시절 단체장 귀책으로 인한 궐위에 대해 무공천 원칙을 만들었는데, 여당인 민주당에서 이를 무효화하고 서울과 부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출마가 유력해 보이는 박영선 장관의 경우, 만약 사퇴할 경우 대통령 스스로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 인사를 임명하면서 서울시장 공천에 힘을 싣는 격이 될 텐데.

    “우선, 박원순 시장 사건은 여러모로 안타깝다. 우선, 피해자의 피해 사실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타깝고, 그 이후 여러 논란의 과정에서 이른바 2차 피해가 주장되는 상황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박원순 시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부분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는 바이다.

    제가 당 대표 시절 만들어졌던 당헌에는 단체장의 귀책 사유로 궐위가 될 경우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당헌은 우리 헌법이 고정불변이 아니고, 국민의 뜻에 의해서 언제든지 헌법이 개정될 수 있듯, 당헌도 고정불변일 수는 없다. 제가 대표 시절에 만들어진 당헌이라고 그것이 신성시될 수는 없다. 당헌은 종이 문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당원들의 전체의사가 당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민주당의 당원들이 당헌을 개정하고, 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민주당의 선택, 그리고 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에 대해서 존중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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