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의장대가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도착에 앞서 백악관에서 사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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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등 대통령 이임에 관한 전통을 깡그리 무시했지만 하나만은 지켰다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킨 유일한 전통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긴 것이다.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가 자신의 후임자에게 편지 한 통을 남겼다고 확인했다.
미 대통령들은 퇴임할 때 후임자에게 축하와 지지를 보내는 편지를 남기는 것이 관례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패배를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고, 바이든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터라 편지를 남기는 것도 없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과 달리 그가 편지를 남긴 것이다.
백악관은 그러나 편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정권 이양 작업을 손놓으면서 이를 대신 떠 맡았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관례대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편지도 남겼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후임자에게 남기는 편지를 통해 대통령의 직무 중요성과 그에 따른 보상을 강조하는 한편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때때로 따르는 고충과 외로움을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조언해왔다.
또 집권당이 바뀔 경우 편지를 통해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당파성을 잠시 잊고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한다는 당부도 함께 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남긴 서한에서 대통령이 되면 자신의 비판세력을 '격노하게' 만들고, '친구들'을 실망시킬 '시련의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그러나 "위안을 줄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함께 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하고, 나를 포함해 당신을 지지하는 국가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전통을 따랐다.
2017년 트럼프에게 정권을 물려주면서 백악관에 편지를 남겼다. 오바마는 편지에서 트럼프에게 대통령은 그저 백악관 웨스트윙에 '잠시' 머물 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백악관의 임시 거주민이라는 점이 "우리를 이같은 민주적인 기구들과 -법치, 권력 분산, 동등한 보호와 시민의 자유 같은- 전통의 수호자로 만든다"면서 "이는 우리가 피흘려 지켜야 하는 것 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상의 정치 부침을 떠나 우리 민주주의의 도구들을 보존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다"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 부친인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도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남긴 편지에서 자신은 "일부 대통령들이 밝혔던 고독을 결코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어려운 시기가 있을 것이고, 공정하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비판으로 인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충고를 할 처지는 아니지만 한 마디 조언하자면 비판세력이 당신을 좌절시키거나 궤도에서 이탈하도록 만들지 말라"고 조언했다.
클린턴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2001년 편지를 남겼다.
클린턴은 "오늘부터 당신은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다"라며 "축하하며, 당신의 성공과 큰 행복을 기원한다"고 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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