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로빈후드’ 공매도 전쟁에 뉴욕증시 출렁… IMF "韓 공매도 재개 권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공매도 세력과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게임 관련 전자기기 체인 게임스톱 뉴욕 매장.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가 27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보잉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 영향도 있지만 ‘로빈후드’(미국 개인투자자)의 공세로 큰 손실을 본 일부 헤지펀드의 강제 주식 매각 가능성 등의 여파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에서는 ‘동학개미’의 원성을 사고 있는 공매도 3월 재개 여부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이슈로 비화하면서 연장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매도 재개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해 여권과 동학개미들이 술렁이고 있다.

◆‘로빈후드’는 공매도와 전쟁 중…뉴욕증시 출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3.87포인트(2.05%) 떨어진 3만303.1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2.57%, 나스닥 지수는 2.61%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로빈후드와 공매도를 하는 기관투자자 사이의 전쟁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결집한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대형 공매도 업체들의 타깃이 됐던 비디오게임 유통체인 게임스톱과 영화관 체인 AMC 등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헤지펀드들은 최근 커다란 손실을 봤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도 134%가량 치솟았고, AMC는 무려 300% 폭등했다. 이들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이 예상 밖 폭등에 따른 손해를 메꾸기 위해 다른 주식을 대량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 연쇄 하락 사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전쟁에는 국내 ‘서학개미’도 참여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주식을 5992만달러(약 667억원)어치 결제했다. 매수 금액은 3140만달러(350억원), 매도 금액은 2852만달러(317억원)로 순매수 금액은 288만달러(32억원)였다.

미국 증시 영향으로 코스피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51포인트(1.71%) 내린 3069.0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24.69포인트(2.50%) 내린 961.23에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연준의 경기판단이 후퇴했는데도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없었던 것에 실망감을 보였다”면서도 “2021년 연간 흐름, 추세적인 방향성 측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건전한 조정,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세계일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임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IMF “한국 공매도 재개 가능” VS ‘영원한 공매도 금지’ 靑청원 20만 돌파

IMF는 한국 증시와 관련해 공매도 재개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아태국 부국장보 및 한국 미션단장은 28일 ‘2021년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에 대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공매도는 주요 금융시장 안에서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하방압력을 많이 받는 상황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공매도 금지를 이행할 때가 있는데, 한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시장에서 안정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경제도 회복하는 측면이 있어서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진 이날 동학개미가 주도하는 ‘공매도 영구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이 정부의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넘겼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이날 ‘2021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를 주제로 연 온라인 세미나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국면 공매도 금지 조치의 해제에 따른 시장 충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해외 유사사례에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시장안정을 위해 거래소를 전면 폐쇄했던 필리핀의 경우 재개장일 주가가 13.3% 폭락했던 사례 등을 고려하면 전면적인 금지 조치의 일시 해제에 따른 시장 충격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며 “더욱 정교한 시장 안정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태영·김범수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anarchy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