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뉴스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북한도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올 상반기에 약 200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국제 백신 프로젝트인 코백스는 3일(현지시간) 올해 상반기 145개국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약 3억3700만 회분을 전달할 것이라는 잠정 분배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해당 국가 전체 인구의 약 3.3%가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계획에 따르면 북한도 인도 세룸인스티튜트(SII)가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2000회분을 전달받게 된다. 이 백신은 2회 접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0만명분이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코백스를 주도하는 비정부기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 계획이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코백스 선구매공약매커니즘’ 대상인 92개 저소득 국가 중 하나다.

북한은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의 국경을 사실상 봉쇄하는 등 코로나19 대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접경 지역 접근자에 대한 사살 지시를 내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모든 성원이 세계적인 보건위기 상황에 대처해 최대로 각성·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전체 인민이 각성하고 또 각성하여 비상방역전선을 철통 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나선 각지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강계목장에서 방역 중인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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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아프가니스탄(302만4000회분), 방글라데시(1279만2000회분), 르완다(109만8960회분) 등이 상반기에 코백스로부터 백신을 전달받게 된다.

한국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59만6800회분과 화이자 백신 11만7000회분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이번 잠정 계획안에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 중국, 일본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캐나다(190만3200회분), 뉴질랜드(24만9600회분) 등 제약사와 별도 계약을 통해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한 나라들이 이번 공급 대상에 포함돼 ‘백신 민족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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