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美 주요 통신사서는 에릭슨·노키아에 고배
"삼성, 유럽·日서 고난의 해…내년 인도 기대"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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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는 16일 캐나다 이동통신사업자인 사스크텔에 5세대(5G)와 4세대(LTE) 이동통신 기지국, 가상화 코어 장비를 단독으로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업계 1위인 중국 화웨이 장비를 써온 것을 대체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캐나다 시장 진출 이후 3번째 신규 사업 수주 쾌거이자, 북미시장 공략에 따른 성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12월 비디오트론과 5G·LTE 이동통신 기지국 단독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캐나다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캐나다 3대 이통사인 텔러스와 5G 이동통신사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통신장비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매출을 크게 늘려 시장점유율까지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덩치가 큰 통신사의 경우 복수의 통신장비사를 택한다. 또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3대 통신사 중 2곳인 T모바일과 AT&T의 5G 장비 수주전에서 모두 에릭슨·노키아에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의 화웨이 제재 분위기가 확산하고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5G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 기존 3강인 화웨이·에릭슨·노키아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지난해 4분기(10~12월)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보면, 화웨이는 31.4%로 1위를,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8.9%, 18.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5G 상용화 초창기 국내시장 수주 성과에 힘입어 한때 5G 장비 시장 점유율이 30%대까지 올라갔던 삼성전자는 이 기간 점유율이 7.1%에 그쳤다. 중국 ZTE가 내수시장 투자에 힘입어 10%대로 삼성을 앞서가는 중이다.
그래픽=정다운 |
통신장비업계 고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통신사 5G 장비를 수주해 실제 매출, 점유율로 연결되는 데까지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도 소요되는 만큼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영향은 올해 1~2분기 집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화웨이가 중국 내 5G 투자에 힘입어 아직은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 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G 상용화 3년 차를 맞은 올해 삼성전자가 통신장비 사업에서만큼은 ‘고난의 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던 일본 2위 통신사 KDDI가 예상보다 삼성 장비를 많이 쓰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업계에 퍼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통신장비업계 육성을 위해 자국 통신장비업체에 수주를 주는 통신사업자에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나선 데다 한일관계 악화로 혐한 분위기가 퍼지면서 ‘삼성’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쓰기가 어렵다는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6~8월 중으로 예고돼 있는 유럽 통신사들의 5G 장비 수주전에서도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릭슨(스웨덴), 노키아(핀란드)의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납품가를 낮출 수 있고, 기존 LTE 장비에서 이미 시장을 잡고 있는 기존 대형 통신장비사 중심으로 아직은 판이 돌아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열리는 인도 5G 시장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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