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적 아이 자존심 상처받아 의기소침
미국 뉴욕 성 마틴 드 포레스 마리아 학교 |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에서 어린 흑인 학생을 무릎 꿇려놓고 빌게 한 백인 교장이 학부모의 항의에 '아프리카식 사죄'라고 어이없는 해명을 내놓아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AP통신과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가톨릭 재단 학교에 다니는 트레이슨 폴(11)은 지난달 25일 학교에서 읽기 과제를 빨리 끝낸 후 다른 숙제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영어 교사는 잘못된 숙제를 하고 있다며 폴을 꾸짖었고, 교장실로 데려갔다.
교장 존 홀리언은 폴을 무릎 꿇리고, 영어 교사에게 사과하도록 지시했다.
아들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폴의 엄마 트리샤는 지난 1일 교장에게 전화해 학생을 무릎 꿇리는 게 일반적인 처벌 방식이냐고 따졌다.
홀리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과거 나이지리아 출신 학부모에게 아프리카에서는 사과할 때 무릎을 꿇는다고 들었다며 "아프리카 방식"이었다는 황당한 해명이었다.
미국 뉴욕 성 마틴 드 포레스 마리아 학교 |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아이티 출신 미국인인 트리샤는 "(무릎 꿇리기는) 일반적인 처벌 방법이 아니며, 그는 흑인은 모두 아프리카인이라고 일반화했다"면서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트리샤는 "아들이 외향적인 성격이었는데 이번 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매우 의기소침해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논란이 커지자 최근 조사에 들어갔으며 홀리언 교장에게 휴직을 명령했다.
교장 대행을 맡은 제임스 콘웨이는 지난 19일 성명에서 "학교 측은 교장의 행동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이번 일은 학교의 오랜 가치와 방침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홀리언은 "우리는 모든 학생을 사랑한다"면서 "학생 대다수는 유색인종"이라고 말했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honk021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