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찾은 경기 양주시 율정동 129번지 일대에서 바라본 옥정신도시. /최상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6일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강 사장의 배우자 유모씨는 지난 2013년 경기 양주시 율정동 129번지 답(畓) 3699㎡를 경매로 낙찰받았다. 감정가는 8억2400만원 가량이었지만, 5번이나 유찰됐던 물건이라 5억2300만원에 낙찰됐다. 3.3㎡당 약 47만원 꼴이다. 유씨는 지인 한 명과 공동으로 낙찰받고 지분을 절반씩 나눴다.
당시 현황조사서에는 ‘지적도 상 맹지’라는 설명과 함께 ‘상삼마을 북측 인근에 위치하며 주위는 전·답·농가주택·공장·군부대 등이 소재하는 농경지대’라는 서술이 적혀있다. 농사 외에는 이용 가치가 없는 땅으로 투자 수익을 기대한 것이 아니면 매입할 이유가 없는 땅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재 이 지역은 양주 옥정신도시 4만2000가구를 배후 수요로 둔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했다. 강 사장의 땅과 바로 인접한 곳에 ‘율정마을13단지아파트(962가구)’ ‘세영리첼레이크파크(811가구)’ ‘양주옥정대방노블랜드(1483가구)’ 등 신축 단지가 대거 준공됐기 때문이다.
오는 2023년까지 총 247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추가로 준공될 예정이라, 강 사장이 소유한 땅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 사장 소유지는 지도상 맹지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차량이 오고갈 수 있는 소로가 나있었다. 강 사장 소유지와 동일한 직선상에 있는 필지들에는 이미 음식점·카페·스크린골프장 등 상업시설이 성업 중인 모습이었다.
이창동 밸류맵 책임연구원은 "인근 필지가 지난해 평당 130만원에 거래된 사례로 비춰볼 때 평당 150만원도 가능하다"면서 "맹지라 이 정도고, 도로를 접한 옆 필지와 묶어 팔 수 있다면 평당 400만원도 호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정신도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최근 비슷한 위치의 토지를 평당 300만원에 중개한 적 있다"고 했다.
25일 경기 양주시 율정동 129번지 일대에 차량이 오고갈 수 있는 길이 나있다. /최상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기 신도시에 해당하는 양주 옥정신도시는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개발이 시작됐다. 당초 사업기간은 2013년까지였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발발하며 개발이 지연됐다. 주택시장 침체로 신도시 내 미분양 물량이 속출한 점도 옥정신도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2013년에는 해당 필지 앞까지 신축 아파트가 지어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테고, 그래서 경매도 수차례 유찰됐을 것"이라면서 "지금와서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산 땅이다"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30년 이상 국토교통부에서 일했다. 2008년 12월부터는 옛 국토해양부 국토정책국장으로 참여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관여했다. 퇴임 후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과 한국철도협회 상임부회장을 거쳐 화성도시공사 사장을 두 차례 지냈다.
2018년에는 새만금개발공사의 초대 사장으로 임명됐다. 매입 당시인 2013년에는 한국철도협회 부회장으로 민간인 신분이었다. 강 사장은 지난 2016년 전북 익산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한 경력도 있다. 오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익산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 측은 "투기 목적으로 낙찰받은 것은 아니고, 인근 땅을 더 매입해 사업장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면서 "추가 매입이 실패해 못 팔고 있던 땅이었고,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입 과정에서 사전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상현 기자(hyu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