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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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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철수]롤러블 결국 못본다…초콜릿폰부터 LG윙까지 26년사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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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초콜릿폰'과 '프라다폰' 등으로 한때 세계 시장 3위에 올랐던 LG전자 모바일 사업이 26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다. 올 상반기 기대했던 '세계 최초' 롤러블 폰 상용화는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이 됐다.


5일 철수를 확정한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MC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했고, 최초의 브랜드는 '화통(話通)'이었다. 2000년 LG전자와 LG정보통신을 합병하고 브랜드 명도 프리웨이, CION을 거쳐 싸이언(CYON)으로 안착했다. 삼성전자 애니콜과 함께 한국 피처폰 시장을 양분하며 전 세계에서도 주목 받던 황금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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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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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싸이언의 황금기를 이끈 대표적인 피처폰은 초콜릿폰이다. 2005년11월 출시 후 2017년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LG전자 최초의 '텐밀리언셀러폰'에 등극했다. 초콜릿을 떠올리게 하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히 인기가 높았다. 이어 2007년 프라다폰은 88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대형 스크린, 초경량 무게로 화제가 됐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기획부터 함께 하며 LG전자 피처폰의 이미지를 한층 고급화했다는 평가가 잇따랐었다.


초콜릿폰-샤인폰-프라폰 등으로 이어지는 피처폰 황금기는 LG전자의 휴대폰 명가 이미지를 굳혔다. 당시 미국 CDMA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10년에는 분기 판매량으로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휴대폰 시장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피처폰으로 연이은 성공을 거둔 LG전자에 위기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부터다. 피처폰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2009년 시작된 스마트폰 시대에 뒤늦게 대응하는 원인이 됐다. 당시 애플의 아이폰이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삼성전자가 다급히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을 준비하는 동안 LG전자는 여전히 피쳐폰에 무게 중심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009년 6월 윈도우 OS를 탑재한 아레나폰을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아레나폰의 부진을 털기 위해 같은 해 9월 초콜릿폰의 명성에 기댄 뉴초콜릿폰을 꺼내 들었지만 이 또한 역부족이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을 두고 역량을 집중했던 경쟁사 애플, 삼성전자와 대조적인 행보다.


뒤늦게 2010년 6월 옵티머스Q를 시작으로 '옵티머스' 시리즈를 선보였지만 이 또한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쳤다. 결국 LG전자는 2013년8월 옵티머스 대신 G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웠다. 2014년 선보인 스마트폰 G3가 1000만대 이상 팔리면서 잠시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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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4와 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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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흥기는 짧았다. 이듬해 선보인 V시리즈가 결함 논란에 휘말린 탓이다. G4의 후속작인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G5도 모듈 사이 틈이 벌어지는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LG전자는 결국 G, V시리즈도 버렸다. 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10년 이상 ‘갤럭시’, ‘아이폰’ 시리즈를 이어온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이 같은 브랜드 개편을 통해 내놓은 LG벨벳과 LG윙도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새로운 스마트폰 전략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Explorer Project)’도 공개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 턴어라운드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미 시장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실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적자는 5조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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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연초 개막한 IT·가전 박람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둘둘 말아 접는 형태) 스마트폰의 평소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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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올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점쳐졌던 LG 롤러블은 LG전자가 그간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만회할 승부수로 평가됐지만, 결국 사업 종료와 함께 개발도 중단됐다. 올해 CES2021에서 티저 영상이 공개되며 출시 임박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던 롤러블은 수년간 정체된 스마트폰 산업의 혁신을 이끌 새로운 폼팩터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LG전자가 롤러블의 디스플레이 개발을 맡은 중국 패널업체 BOE에 관련 프로젝트 보류를 통보한 사실 등이 확인되며 롤러블 출시가 어려워질 것을 예고했다.


오는 7월31일자로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는 LG전자는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한다. 휴대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서비스(AS)를 지속 제공할 방침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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