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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학의 사건 재조사 기록 입수…왜곡 · 과장 의혹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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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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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사건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2년 전 자신이 참여했던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재조사 과정에 대한 자료를 SBS에 공개했습니다.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내부에서 작성한 각종 면담보고서와 김학의 사건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제공한 겁니다.

박 변호사는 김학의 사건이 특정 목적을 위해 왜곡되는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에 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SBS는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먼저 김학의 전 차관에게 성폭행 혐의를 적용할지에 대한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박 변호사는 김학의 전 차관이 잘못을 저지른 건 분명하지만, 이 사건은 성접대 사건이기 때문에 성폭행 혐의가 아니라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조사단 내부에서 나왔는데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2019년 당시 김학의 사건을 담당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8팀이 작성한 1249쪽 분량의 김학의 사건 보고서에는 김학의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 A씨 주장와 관련해 "이 사건을 성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B검사의 의견이 적혀 있습니다.

또, A씨가 경제적 이익을 받은 점 등에 비춰 "성접대 사건으로 볼 수 있다"고도 적혀 있습니다.

B 검사는 이 사건을 처음부터 성폭행이 아니라 성접대 뇌물 사건으로 수사했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 겁니다.

그런데 진상조사단 최종보고서 본문엔 이 내용과 다른 내용도 함께 실렸습니다.

피해 여성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성폭력 수사가 필요하다는 조사단 소속 다른 변호사들의 의견입니다.

결국 대검 조사단은 성폭력 피해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길 기대한다고 결론 내렸고, 이를 근거로 법무부 검찰 과거사 위원회도 성폭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이를 두고 박준영 변호사는 실제 조사를 주도한 B검사의 의견과 객관적 증거에 따라 결론을 내지 않고, 조사단원 일부가 특정 방향으로 결론을 이끌어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이규원 검사 측은 "최종 보고서는 민간위원인 팀장에 작성제출 책임 있고, 논란이 되는 법조인 부분은 팀원 전원이 강독 후 만장일치로 기재된 사실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 "수사 중인 사건으로 상세한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B검사와 반대 의견을 낸 변호사들은 입장을 묻는 SBS 취재진에게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이후 조사단 권고대로 검찰의 재수사가 진행됐지만, 김학의 전 차관 성폭력 혐의에 대해선 B검사 의견대로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김 전 차관을 접대한 윤중천 씨에 대해선 검찰이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피해 진술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 보고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박준영 변호사 측은 또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의 김학의 사건 여루 의혹도 재조사 과정에서 왜곡되고 부풀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학의 사건 재조사 과정에서 이규원 검사가 윤중천 씨를 면담한 뒤 작성한 보고서에는 "윤석열 검사장을 임 모 씨 소개로 알게 됐다."며 "(윤석열이)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 같다."라고 윤씨가 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이규원 검사와 함께 윤중천 씨 조사에 참여했던 B검사는 윤 씨의 실제 진술과 보고서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이 검사가 먼저 윤 씨에게 '윤 전 총장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봤고, 윤 씨는 처음엔 '윤석열은 관계없다'고 답하다가 '나중엔 별장에 온 것도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는 것이 B검사의 주장입니다.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도 윤 씨는 보고서에 적힌 자신의 진술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면담 보고서 등에 기록된 내용은 외부에 알려져 이후 2019년 9월 한 일간지가 윤석열 총장 연루설을 보도하는 근거가 됩니다.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골프 접대 의혹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보고서엔 윤중천 씨가 세 번째 면담 조사에서 윤 전 고검장이 골프장에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 면담을 녹음한 파일에는 윤 씨의 이 같은 진술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윤갑근 전 고검장 관련 의혹은 조사단의 최종 보고서에 포함됐고, 한 방송사 역시 윤 전 고검장의 접대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이어진 수사에서 검찰은 윤 전 고검장 관련 의혹은 근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고, 의혹을 방송한 방송사 역시 윤 전 고검장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패소했습니다.

김학의 전 차관 임명 배후에 최서원 씨가 있다는 의혹도 왜곡된 보고서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조사단이 박관천 청와대 행정관을 만난 후 작성한 보고서에는 박 전 행정관이 "김학의를 (차관으로) 낙점해 관천한 것은 최서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박 전 행정관 조사에 참여했던 다른 관계자는 당시 박 전 행정관이 '잘 모르겠다.

상상에 맡기겠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규원 검사가 현재 김학의 사건 재조사 과정에서 면담 보고서 내용을 왜곡해 외부에 유출한 혐의와 관련해 일정 부분 수사를 마친 후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한 상태입니다.

공수처는 이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할지, 아니면 직접 수사할지 아직 최종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임찬종 기자(cjy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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