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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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차기 대권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합리적 보수 인사로 꼽히고 스스로도 대선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지만 사실 지지율은 0~2%대로 극히 미미하다. 범야권 차기 대권구도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심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이들이 윤 전 총장과 차별화를 이루고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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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술·담배 끊었다"·원희룡 "도지사 불출마"…몸푸는 야권 대선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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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정치권에 따르면 4·7 재보궐선거 이후 유 전 의원과 원 지사 모두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다음달 4일, 원 지사는 다음달 1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나서 정권창출 구상과 대권주자로서의 정책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선거 전면에 나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당선에 역할을 했다. 유 전 의원은 하루에 한 곳 이상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각종 방송, 라디오 인터뷰에도 적극 대응하면서 '공중전을 효과적으로 펼쳤다'는 평가가 있다. 재보선을 이틀 앞둔 지난 5일에는 술, 담배를 끊었다는 사실을 전하며 "대선을 위해 배수진을 쳤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내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가시밭길도 두렵지 않다"고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게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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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0%…윤석열 중심 대권판 흔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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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찬 포부와 달리 현재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지지율은 턱없이 밀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7.2%를 기록하며 대권주자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2.2%, 원 지사는 1.0%를 받는데 그쳤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사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22%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 1%, 원 지사 0%(1.0%미만)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유 전 의원의 경우 올해 1월 주차 조사에서 1%를 기록했고, 원 지사의 경우 지난해 10월 지지율 1%를 기록한 이후 이름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에 윤 전 총장 중심인 야권의 대권구도를 흔들기 위해선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계기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당 지도부 구성과 동시에 지난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으로 꼽히는 중도층 및 2030세대로의 외연 확대를 위한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모임인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이 주축이 된 가칭 '다함께 자유당' 대전시당이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유성컨벤션워딩홀에서 창당식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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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 정치경험'·'합리적 보수' 등 차별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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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지지율 조사 결과는 경쟁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들어서면 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정치적 경륜과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는 데다 당내 기반을 바탕으로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정치경험이 있고 선출직 공직자를 경험해봤다는 점은 윤 전 총장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이 공식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고 검증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이 당내에서도 '소신'을 갖춘 합리적 보수인사라는 평가도 긍정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요소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원내대표를 맡으며 청와대와 날을 세웠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등을 통해 새로운 보수의 길을 모색했다. 지난 대선에서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해 6.7%를 득표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3선 의원에 재선 도지사를 거친 경륜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구도에서 유 전 의원과 원 지사의 상황이 쉽지는 않은 게 분명하다"면서도 "대선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고 많은 일이 있을 수 있다. 강점을 내세워 지지층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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