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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삼성家, 상속세 12조원 5년 분납… 미술품 2만여점은 국가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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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12조여원을 5년간 6차례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이중섭의 ‘황소’ 등 이건희 회장 소유 미술품 2만3000여점은 박물관 등에 기부한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유족들이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삼성 일가는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분할납부(연부연납) 방식을 택했다. 이달 중 2조원의 상속세를 우선 납부하고 나머지 10조원은 5년간 5회에 걸쳐 분할납부하는 방식이다. 5년간 분할납부에 따라 납세자가 내야 할 이자, 즉 연부연납 가산금은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고려해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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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산 규모. / 김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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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원의 상속세 중 대부분은 이건희 회장 보유 주식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삼성가가 내야하는 주식 상속세는 지난해 12월 약 11조366억원으로 확정됐다. 주식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부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상속 지분은 삼성전자(2억4927만3200주), 삼성전자 우선주(61만9900주), 삼성생명(032830)(4151만9180주) 삼성물산(028260)(542만5733주), 삼성에스디에스(018260)(9701주) 등이다. 유족들은 다만 이 주식을 어떻게 배분할지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 상속 방식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나머지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땅과 서울 한남동 주택 등 이건희 회장 소유 부동산 상속세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 땅 1322만㎡ 중 절반을 소유한 가운데 나머지 절반은 제일모직 법인 명의다. 앞서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용인 땅의 가치를 3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국내 회계법인들은 이보다 낮은 9000억~1조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부동산 상속세도 1조~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은 상속세 재원 마련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의 개인 재산과 주식 배당금, 금융권의 대출 등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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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216호로 등록된 정선 '인왕제색도'. 고(故) 이건희 회장의 개인 소장품이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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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미술 소장품의 경우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을 국립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지방 미술관 등에 나눠 기증한다. 문화재나 미술품 1건에 여러 작품이 포함된 경우가 있어 실제 기증 미술품 수가 2만3000여점에 달하는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 소장품은 그 가치가 2조∼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해 개인 소장 고 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 작가의 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한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유명 서양 작가들의 작품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서양 화가 작품 중에는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대거 포함돼 있다.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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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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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 '책 읽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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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수련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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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켄타우로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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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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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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