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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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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컨테이너 하역도 원격제어로” LG유플러스, 5G 무인크레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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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5G 적용 부산항 신감만부두 르포

25m높이 5G 원격제어 크레인, 1㎞ 밖 관제실서 조종

1명이 4대까지 조종… 운영효율↑ 사고위험↓

스마트항만 구축 통해 5G B2B 신사업 본격화

아시아경제

부산 신감만항에 설치된 5G 원격제어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들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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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운전석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으로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겁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항 신감만부두의 동원부산컨테이너 터미널. 준비된 장소에서 멀찌감치 뒤편에 떨어져있던 25m 높이의 트랜스퍼 크레인 한 대가 30초가량 서서히 앞쪽으로 다가오더니 지정된 자리에 멈춰 섰다. 이날 주인공인 207호 크레인은 LG유플러스가 올해 중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5G 원격제어 크레인’이다. 5G와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이 적용된 이 크레인은 운전기사가 크레인에 직접 타지 않고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항만 구축을 위해 신감만부두에 5G 네트워크를 도입했고, 우선 크레인 두 대에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바닷바람에 여기저기 칠이 까지기도 한 207호 하늘색 크레인은 겉보기에는 주변 크레인들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러나 고개를 크게 젖혀 흰색 바탕의 컨트롤 박스를 자세히 살펴보니 유리창 너머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인크레인은 이내 컨트롤박스 옆에 있던 스프레더가 움직이면서 작업을 시작했다. 트랜스퍼 크레인은 야적장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를 트럭에 싣거나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좌우의 다리가 상단의 바로 연결된 형태다. 상단 바 부분에 설치된 집게 형태의 스프레더는 와이어를 통해 상하로 움직이고 바의 레일을 통해 좌우로 움직이며 컨테이너를 집어올리고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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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감만항에 설치된 5G 원격제어 크레인이 야드 트랙터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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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작업이 5G를 기반으로 원격으로 이뤄지면 항만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개선될 전망이다. 지금까진 작업자가 25m 높이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장시간 조종해야 했던 만큼 목디스크·근육통 등 근골격계 질환을 겪기도 했지만 작업장에서 떨어진 관제실에서 작업한다면 이 같은 위험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크레인 기사 1명이 3~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고, 작업자가 없을 때 이동이 편한 위치로 컨테이너를 미리 배치해 놓을 수 있어 운영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보다 컨테이너를 더 높게 쌓을 수 있어 단위면적 당 활용도도 높아질 것 같았다. 기존에는 조종석의 시야각 제한으로 컨테이너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었지만 전용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원격제어를 하면 4단 이상도 적재가 가능하다고 한다. 크레인 주변에는 5단까지 쌓인 컨테이너들이 눈에 띄었다. 제한된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항만 입장에선 적재 단수가 높아진다면 운영의 효율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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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으로 1km 밖 관제실서 크레인 실시간 조종

항만 야적장에서 시연을 마치고 장소를 옮겨 1km가량 떨어진 원격제어 크레인 관제센터로 향했다. 현재는 최대 10km 거리에서 원격제어가 가능하지만 향후 기술이 고도화되면 수백km 이상에서도 원격제어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를 하고 있다고 한다. 모니터와 키보드, 스틱형 컨트롤러 등 제어콘솔 등으로 구성된 관제실에서는 현장에서 본 장면들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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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감만항에 마련된 크레인 원격제어실에서 5G 원격제어 크레인을 조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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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실에서는 크레인에 설치된 15대의 카메라를 통해 전송되는 화면을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이 중 원격제어에는 8대의 카메라가 사용됐는데, 작업 과정을 지켜보니 어라운드뷰를 활용해 주차하는 것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스프레더 각 귀퉁이에 탑재된 스프레더 카메라와 트럭 위에 올린 컨테이너를 연결·고정하는 장치인 '콘(cone)'이 제대로 결합되는지 확인하는 트럭콘뷰 카메라 등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작업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운용 장면을 지켜보니 생각보다 직접 제어하는 영역이 적은 것도 눈에 띄었다. LG유플러스 측은 자동화를 통해 크레인 기사가 직접 컨트롤하는 작업은 전체의 20~30% 수준이라고 설명했는데, 실제 컨테이너 하나를 옮기는 데 소요되는 3분 남짓한 시간 가운데 작업자가 직접 제어하는 시간은 컨테이너를 집거나 내려놓는 30초~1분 안팎이었다.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을 적용해 현장의 화면과 관제실 내 조종화면 상 시차를 최소화한 점도 특징이다. 5G 기반의 저지연 솔루션을 통한 영상 전송 시간(지연시간)이 약 104밀리세컨드(ms)로 약 660ms였던 LTE와 일반 영상 전송 방식에 비교해 크게 줄었다. 실제 관제실 모니터로 영상을 비교·관찰해 본 결과 크레인 움직임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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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원격제어 크레인’으로 스마트항만 첫 발 떼는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5G 원격제어 크레인 도입을 시작으로 부산항만공사(BPA)와 함께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5G 네트워크를 도입해 하역장비, 물류창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다. 스마트항만은 초저지연·초고속·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항만 운영에 필요한 각종 설비와 인프라를 자동화·스마트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환경의 안전성 등을 개선한 차세대 항만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중순 5G 원격제어 크레인 상용화를 시작으로 5G 인프라를 활용해 자율주행 야드트랙터, 인공지능(AI) 영상분석,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한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 드론 등 스마트항만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신감만항만에 3.5기가헤르츠(㎓) 주파수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LG유플러스는 광양항과 신선대항만에서는 연내 28㎓의 강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LG유플러스는 스마트·자동화 항만과 같은 ‘스마트SOC’를 필두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시티?산단 등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5G B2B 4대 신사업분야를 적극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상무)은 “LG유플러스의 5G 기술을 부산을 포함한 국내항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2026년까지 25조원에 육박할 5G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LG유플러스만의 경쟁력을 키우고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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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마트항만 사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항만운영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해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국내항만은 수많은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터미널운영시스템(TOS)를 도입해 선적과 양하 스케줄을 관리하며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컨테이너를 옮기는 크레인들의 수동 운영으로 인한 낮은 처리효율 등 다방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국내 항만 상황을 고려해 정부도 2030년까지 항만 자동화·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스마트·자동화 항만 시장도 2017년 1000억원 규모에서 2024년에는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자동화 항만 시장은 연평균 25% 성장해 2024년에는 52억72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스마트항만 사업을 통해 취임 이후 신사업 발굴을 전면에 내세웠던 황현식 호의 B2B 사업 추진도 본격적으로 힘을 받을 전망이다. 황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된 이후 '신사업 발굴 및 확대'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5G에서는 B2B 분야에서 신사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신규사업추진부문은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황 사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신설됐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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