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박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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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진상조사, 여론과 정치에 의해 왜곡"
"'김학의 사건' 기록 전부 본 사람은 한 사람 뿐"
"세상 쉽게 안 바뀌지만 균열은 냈다고 생각"
"진상조사단에 이용당해…세상공부 제대로 했다"
"정치권력이 국민을 우민화…바보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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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관련한 사건. 대검찰청의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구성돼서 본격적으로 재조사를 시작했었죠. 그런데 그 조사 과정에 뭔가 상식적으로,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은 측면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이런 문건도 공개가 됐었고 관련한 내용의 보도가 SBS를 통해서 여러분께 전달이 됐었습니다. 신문에서는 한국일보가 집중적으로 보도를 했었고요. 이 문건을 아마 공개하신 분이다 이렇게 평가를 받고 있죠. 박준영 재심 전문 변호사 여러분께 그렇게 소개를 드렸는데요. 오늘은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주영진/앵커: SBS와 한국일보 통해서 관련 보도가 많이 나갔는데 그다음에 어떤 이야기들 많이 들으세요?
▶ 박준영/변호사: 욕도 많이 먹었죠. 하지만 또 지금 이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론화로 보인다는 그런 격려도 상당히 많이 받았습니다. 문자 폭탄을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고요. 그리고 또 사실 자극적인 메일에 대한 답장도 사실 보내봤습니다. 보내 보니까 소통을 한 두세 번 하니까 누그러지시더라고요.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박준영 변호사 관련 소식을 잘 알고 계신 분들은 이해가 되겠습니다만 SBS와 한국일보를 통해서 나갔던 문건 그리고 그 보도의 핵심적인 내용, 가장 본질적인 부분. 박준영 변호사가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던 그 핵심은 무엇입니까?
▷ 주영진/앵커: 지금 박준영 변호사가 얘기하신 그 부분은 저도 법조 출입 취재를 하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검사는 세상에 일어난 모든 일을 다 수사할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이 우리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그래서 처벌을 하도록 돼 있는 그런 범죄에 해당하느냐 안 하느냐 이걸 판단하고 나서 수사를 한다. 다른 건 안 본다 이런 얘기였거든요. 물론 이제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은 다른 쪽에서 받는 건데 지금 박준영 변호사가 말씀하시는 것은 이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 증거에 입각한 사실 인정 이 부분보다 정치나 여론이 더 많이 개입되어 있다. 그건 이렇게 해석이 되는 건가요? 김학의 성접대 동영상 나온 나쁜 사람. 저거 나쁜 사람이니까 그냥 무조건 처벌하도록 해야 돼. 그런데 증거나 이런 부분은 의외로 빈약했다. 뭐 이렇게 제가 해석을 해도 되겠습니까? 어떻습니까?
▶ 박준영/변호사: 많은 분들이 아시는 부분은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영상입니다. 그 영상 심각한 문제가 있죠. 하지만 그것은 이제 어떤 법적인 문제로 구성할 것인가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성들과 여성단체에서는 성폭력을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성폭력으로 볼 수 있는 증거는 아닙니다. 성접대로 볼 수 있고 그게 뇌물,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된다면 뇌물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인데 그 뇌물죄의 증거가 사실 그 당시에 수사를 제대로 했다 하더라도 발견됐을까라는 생각은 들어요. 왜냐하면 윤중천 본인도 한 번 검찰총장 됐을 때 제대로 한번 써먹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러면 그때그때마다 사소한 부탁을 했을 거라고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김 전 차관도 이것저것 다 들어주면서 그렇게 관계를 가졌겠습니까? 그냥 내가 아주 높은 사람이니까 그냥 이렇게 관계 맺어보려고 이런 거겠지라고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하고 계속 관계를 가져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직무 관련성 대가성 입증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김영란법이라는 게 있죠. 그래서 그 김영란법에 의한 처벌 가능성은 있지만 이 김영란법은 그 당시에 만들어진 법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문제 많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인 건 맞지만 형사 처벌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어요. 특히나 여성들이 성폭력, 특수강간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여성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걸 갖고 어떻게 뇌물 수사를 한다는 것도 분명히 또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법 감정은 반드시 처벌해야 될 나쁜 사람이라는 사실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거에 의한 사실 인정. 이 형사법의 기본 원칙을 생각한다면 여론과 권력의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아닌 건 아닌 거예요.
▷ 주영진/앵커: 지금 그 부분을 예로 드셨는데 가령 그 당시에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에서 이것은 성폭력 사건으로 해서는 처벌이 힘드니 엄밀하게 성접대에 의한 뇌물 사건으로 봐서 처벌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이런 의견 개진이 있었고 그게 다수의 의견이 됐었는데 한 검사에 의해서 그러한 방향이 바뀌었다. 혹시 이런 보도가 나갔던 것 같은데 맞습니까?
▷ 주영진/앵커: 박준영 변호사가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활동 전체를 다 보신 건 아니죠?
▶ 박준영/변호사: 저는 김학의 조사팀에는 물론 과거사조사단에 들어간 것은 2018년 초예요. 그때부터 형제복지원 사건, PD수첩 사건, KBS 정현주 사건을 조사했고요. 김학의 사건이 재배당된 후에 2018년 11월에 이제 그 팀에 들어갔고 2019년 3월 초에 나왔죠. 그리고 그 팀은 2019년 5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박준영 변호사가 나온 뒤로 두 달 정도는 더 활동을 했다.
▷ 주영진/앵커: 얼마 전에 제가 SBS랑 한국일보에 이 문건을 공개하시기 전에 SNS에 글을 올리셨던 기억이 나요. 그때 제가 전화도 아마 드렸던 것 같은데 그때 한번 본격적인 어떤 예고를 한 번 했던 기억이 있는데, SNS에 글을 올리기 전에. 이번 문건 공개 직전에.
▶ 박준영/변호사: 늘 예고하고 하죠. 왜냐하면 그게 이제 파급력이 커지기 때문에. 왜냐하면 파급력이 커져야 하거든요. 파급력이 커져야 이슈 제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물론 목적을 완벽하게 달성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또 제가 사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파급력을 키우기 위해서 SBS, 한국일보 두 언론과 했고 저도 두 언론과 함께 저도 SNS에 끊임없이 지금 글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 예정한 바로는 이번 주까지는 올리고 이제 그만둘 겁니다, 이제.
▷ 주영진/앵커: SBS와 한국일보 두 언론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박준영/변호사: 제가 선택이라는 표현은 제가 너무 과분하고요. 두 언론이 그래도 진영 논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언론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정론이라고 봤고요. 그래서 두 언론에 공론하면 그래도 정치적 비판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어쨌든 관련 보도들이 거의 다 쏟아져 나온 상황입니다. 박준영 변호사도 이번 주까지만 글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박준영 변호사가 생각했던 만큼의 어떤 국민들, 시청자 분들, 독자들이 그런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공유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박준영/변호사: 세상은 쉽게 안 바뀝니다. 그리고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의 어떤 굳어진 사실이라는 것을 쉽게 깰 수는 없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 균열은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저의 어떤 공론화가 한 차례의 어떤 밀고 들어오는 파도로 끝나서는 안 돼요. 충분히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공할 거고요. 그리고 또 두 언론에서 고생 많이 했거든요. 이런 어떤 여러 가지 정보를 가지고 이 사건에 이용당하지 마시라는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 곳곳에서 토론을 해달라는 겁니다. 김학의 사건,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는 대한민국의 문제가 상당히 많이 들어 있어요. 그걸 통해서 우리가 한번 제대로 한번 바꿔보자라는 결심만 선다면 이 사건은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형사 사건이라고 한다면 형사 사건을 처리하는 원칙에 따라서 처리가 돼야 한다. 거기에 정치나 여론이 개입돼서 이것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
▶ 박준영/변호사: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법적으로도 올바른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박준영/변호사: 물론 여론도 중요해요, 법의 상식이거든요. 하지만 법에 여론이 지나치게 개입돼 버리면 그것은 법적 정의를 무너뜨립니다. 그래서 법도 국민의 법 상식에 맞게끔 판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늘 여론을 살펴보는 거 중요해요. 하지만 지나친 여론의 개입은 법을 무너뜨려요.
▷ 주영진/앵커: 박준영 변호사를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아마 섭외를 하고 모신 것은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저는 짐작을 합니다. 박준영 변호사가 갖고 있는 어쨌든 신뢰도라는 게 있으니까요.
▶ 박준영/변호사: 저는 과거사위원회의 위원은 아니고요. 이 조직은 과거사위원회가 있고.
▷ 주영진/앵커: 조사단이 있고.
▶ 박준영/변호사: 대검 산하의 조사단이 있는데 저는 조사단의 일원.
▷ 주영진/앵커: 과거사진상조사단, 대검의.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마찬가지로 진상조사단이 했던 것도 그런 소기의 목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 박준영/변호사: 그러니까요. 그 목적에 제가 이용당한 거죠, 사실. 사실 그래요. 물론 그런데 저도 또 이용을 하려고 했습니다. 굉장히 부끄럽지만 그 조사 대상 사건 중에서 제가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사건이 세 건이나 들어가 있었어요. 그 사건에 대한 욕심 때문에 거기 들어간 것도 제 불찰입니다, 사실.
▷ 주영진/앵커: 그거는 조금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부분 아닙니까?
▶ 박준영/변호사: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 주영진/앵커: 그건 아닙니까?
▶ 박준영/변호사: 그건 아니지만 어쨌든 저는 그 사건을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진행하고 있는 사건 이해 관계자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조사만 하지 않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들어갔던 건 맞고. 그것은 솔직한 말로 창피한 얘기예요. 왜냐하면 조사단에 들어갔기 때문에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알고 들어갔으니까. 그거 때문에 제가 이 고생을 하는 거고요, 사실. 그분들도 이제 저 같은 놈을 갖다가 넣어놓으면 국민들이 조사단에서 조사단이 그래도 좀 제가 이름이. 제가 제 입으로 이런 얘기해서 좀 그렇지만 이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니 조사단에 약간 무게감도 실리고. 그걸 생각했겠죠. 하지만 저를 그곳에 보낸 분도 원망하지는 않아요. 왜냐. 정말 바보처럼 살다가 조사단에서 근무하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말 세상 공부 제대로 했어요. 그래서 제가 공부한 세상에 대해서 저는 알려드리고 싶은 거예요. 지배 권력, 정치 권력이 국민들을 우민화시키고 있다. 바보 만들고 있다. 바보 되지 말자. 그걸 알리고 싶은 거예요, 저는. 내가 바보 됐었으니까. 그런데 그걸 정치적으로 막 오해하니까. 물론 정치적으로 오해할 만해요. 왜냐하면 이 사건 자체가 정치적 사건이고 이런 공론화가 야당에게 도움 되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공익이 있어요.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더 이상 이용되지 않게끔 막아야 합니다. 그게 우리의 공익입니다. 그래서 이 공론화를 하는 거예요. 여기서 만약에 못 해버리면 대선 국면으로 가버리고 이제 못 합니다. 더 큰 피해가 우리 사회에 올 거예요. 그래서 막으려고 한 겁니다.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비슷한 일은 또 일어날 수 있는 것이고 그때도 마찬가지로 여론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여론과 정치 논리가 개입해서 형사 사건을 잘못된 방향으로 오도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게 국민 전체를 지키는 공익을 위한 길이다.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정말 솔직하고 진실한 말씀해 주셔서 저한테도 그대로 전달이 됐고 시청자 분들께서도 충분히 이해를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 박준영/변호사: 감사합니다. 진정성 있게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고맙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하시다가 제가 정말 바보였구나, 내가 바보처럼 살았구나라고 말씀하시면서 아마 이 노래를 선택하셨던 것 같아요.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 노래 가사가 정말 박준영 변호사님 과거사진상조사단 활동 생각하시면 그런 느낌이 드시는 거예요?
▶ 박준영/변호사: 바보였어요, 사실. 바보 되지 마시라고 하는 겁니다, 지금.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이게 아주 70년대 말에 이종용 씨가 불렀던 노래고 그다음에 많은 분들이 김도향 씨가 만든 노래기는 합니다만 많은 분들이 다시 리메이크했던 노래인데. 바보가 되지 맙시다라는 박준영 변호사님의 마지막 말씀이 제 가슴에도 와 닿는 그런 말씀입니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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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박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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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진상조사, 여론과 정치에 의해 왜곡"
"'김학의 사건' 기록 전부 본 사람은 한 사람 뿐"
"세상 쉽게 안 바뀌지만 균열은 냈다고 생각"
"진상조사단에 이용당해…세상공부 제대로 했다"
"정치권력이 국민을 우민화…바보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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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관련한 사건. 대검찰청의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구성돼서 본격적으로 재조사를 시작했었죠. 그런데 그 조사 과정에 뭔가 상식적으로,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은 측면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이런 문건도 공개가 됐었고 관련한 내용의 보도가 SBS를 통해서 여러분께 전달이 됐었습니다. 신문에서는 한국일보가 집중적으로 보도를 했었고요. 이 문건을 아마 공개하신 분이다 이렇게 평가를 받고 있죠. 박준영 재심 전문 변호사 여러분께 그렇게 소개를 드렸는데요. 오늘은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준영/변호사: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SBS와 한국일보 통해서 관련 보도가 많이 나갔는데 그다음에 어떤 이야기들 많이 들으세요?
▶ 박준영/변호사: 욕도 많이 먹었죠. 하지만 또 지금 이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론화로 보인다는 그런 격려도 상당히 많이 받았습니다. 문자 폭탄을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고요. 그리고 또 사실 자극적인 메일에 대한 답장도 사실 보내봤습니다. 보내 보니까 소통을 한 두세 번 하니까 누그러지시더라고요.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박준영 변호사 관련 소식을 잘 알고 계신 분들은 이해가 되겠습니다만 SBS와 한국일보를 통해서 나갔던 문건 그리고 그 보도의 핵심적인 내용, 가장 본질적인 부분. 박준영 변호사가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던 그 핵심은 무엇입니까?
▶ 박준영/변호사: 문건은 과거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친 그 진상조사단의 최종 보고서입니다. 1,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고요. 그걸 이제 공개했고 그 안에 이제 많은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근거로 한국일보와 SBS가 보도를 했습니다. 가장 제가 중요하게 봤던 부분은 조사 과정에 정치가 너무 많이 개입되어 있다, 이 많이 개입되어 있다. 그래서 형사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에 의한 사실 인정입니다. 그런데 증거에 의해서 사실 인정을 한 게 아니라 여론과 정치에 의해서 사건이 왜곡됐다. 이런 어떤 왜곡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이 마지막이어야 된다. 앞으로 이런 불행은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공론화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 박준영 변호사가 얘기하신 그 부분은 저도 법조 출입 취재를 하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검사는 세상에 일어난 모든 일을 다 수사할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이 우리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그래서 처벌을 하도록 돼 있는 그런 범죄에 해당하느냐 안 하느냐 이걸 판단하고 나서 수사를 한다. 다른 건 안 본다 이런 얘기였거든요. 물론 이제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은 다른 쪽에서 받는 건데 지금 박준영 변호사가 말씀하시는 것은 이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 증거에 입각한 사실 인정 이 부분보다 정치나 여론이 더 많이 개입되어 있다. 그건 이렇게 해석이 되는 건가요? 김학의 성접대 동영상 나온 나쁜 사람. 저거 나쁜 사람이니까 그냥 무조건 처벌하도록 해야 돼. 그런데 증거나 이런 부분은 의외로 빈약했다. 뭐 이렇게 제가 해석을 해도 되겠습니까?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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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변호사: 많은 분들이 아시는 부분은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영상입니다. 그 영상 심각한 문제가 있죠. 하지만 그것은 이제 어떤 법적인 문제로 구성할 것인가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성들과 여성단체에서는 성폭력을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성폭력으로 볼 수 있는 증거는 아닙니다. 성접대로 볼 수 있고 그게 뇌물,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된다면 뇌물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인데 그 뇌물죄의 증거가 사실 그 당시에 수사를 제대로 했다 하더라도 발견됐을까라는 생각은 들어요. 왜냐하면 윤중천 본인도 한 번 검찰총장 됐을 때 제대로 한번 써먹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러면 그때그때마다 사소한 부탁을 했을 거라고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김 전 차관도 이것저것 다 들어주면서 그렇게 관계를 가졌겠습니까? 그냥 내가 아주 높은 사람이니까 그냥 이렇게 관계 맺어보려고 이런 거겠지라고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하고 계속 관계를 가져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직무 관련성 대가성 입증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김영란법이라는 게 있죠. 그래서 그 김영란법에 의한 처벌 가능성은 있지만 이 김영란법은 그 당시에 만들어진 법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문제 많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인 건 맞지만 형사 처벌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어요. 특히나 여성들이 성폭력, 특수강간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여성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걸 갖고 어떻게 뇌물 수사를 한다는 것도 분명히 또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법 감정은 반드시 처벌해야 될 나쁜 사람이라는 사실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거에 의한 사실 인정. 이 형사법의 기본 원칙을 생각한다면 여론과 권력의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아닌 건 아닌 거예요.
▷ 주영진/앵커: 지금 그 부분을 예로 드셨는데 가령 그 당시에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에서 이것은 성폭력 사건으로 해서는 처벌이 힘드니 엄밀하게 성접대에 의한 뇌물 사건으로 봐서 처벌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이런 의견 개진이 있었고 그게 다수의 의견이 됐었는데 한 검사에 의해서 그러한 방향이 바뀌었다. 혹시 이런 보도가 나갔던 것 같은데 맞습니까?
▶ 박준영/변호사: 그때 또 그 상황이 단순하게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일단은 참 부끄럽지만 김학의 전 차관 사건 기록을 전부 사실상 본 사람은 한 사람뿐이에요. 다른 교수들 두 분 같은 경우에는 거의 기록을 안 봤다고 저는 알고 있어요. 그리고 또 여성 변호사 두 분 그분들은 성폭력 관련된 여성들의 진술 위주로 기록을 봤어요. 그래서 그리고 그 나머지 검사 한 분은 이 사건의 정치적 이용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혀 안 됐었어요. 그래서 어떤 의미 있는 논의 자체도 없었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철저한 수사 지시 이후에 여론과 어떤 권력의 의지가 개입되다 보니까 사실상 또 수사단까지 꾸려져서 성폭력 혐의로 수사가 이제 진행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그냥 그 상황에 이제 편승해 가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 주영진/앵커: 박준영 변호사가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활동 전체를 다 보신 건 아니죠?
▶ 박준영/변호사: 저는 김학의 조사팀에는 물론 과거사조사단에 들어간 것은 2018년 초예요. 그때부터 형제복지원 사건, PD수첩 사건, KBS 정현주 사건을 조사했고요. 김학의 사건이 재배당된 후에 2018년 11월에 이제 그 팀에 들어갔고 2019년 3월 초에 나왔죠. 그리고 그 팀은 2019년 5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박준영 변호사가 나온 뒤로 두 달 정도는 더 활동을 했다.
▶ 박준영/변호사: 그렇다면 그 두 달의 공백이 있는데 너무 성급하게 이렇게 이슈 제기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나왔다 하더라도, 그 조사팀을 나왔다 하더라도 나오기까지 있었던 일에 대한 정보가 있는 거고 그리고 나왔다 하더라도 조사단에는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사단에 남아 있으면서 그 조사팀에서 참 열심히 일했던 검사. 그 검사하고는 계속 문제 제기, 문제와 관련된 소통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페이스북에도 SNS에 3월 말부터 계속 지속적으로 조사단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던 겁니다.
▷ 주영진/앵커: 얼마 전에 제가 SBS랑 한국일보에 이 문건을 공개하시기 전에 SNS에 글을 올리셨던 기억이 나요. 그때 제가 전화도 아마 드렸던 것 같은데 그때 한번 본격적인 어떤 예고를 한 번 했던 기억이 있는데, SNS에 글을 올리기 전에. 이번 문건 공개 직전에.
▶ 박준영/변호사: 늘 예고하고 하죠. 왜냐하면 그게 이제 파급력이 커지기 때문에. 왜냐하면 파급력이 커져야 하거든요. 파급력이 커져야 이슈 제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물론 목적을 완벽하게 달성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또 제가 사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파급력을 키우기 위해서 SBS, 한국일보 두 언론과 했고 저도 두 언론과 함께 저도 SNS에 끊임없이 지금 글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 예정한 바로는 이번 주까지는 올리고 이제 그만둘 겁니다, 이제.
▷ 주영진/앵커: SBS와 한국일보 두 언론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박준영/변호사: 제가 선택이라는 표현은 제가 너무 과분하고요. 두 언론이 그래도 진영 논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언론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정론이라고 봤고요. 그래서 두 언론에 공론하면 그래도 정치적 비판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어쨌든 관련 보도들이 거의 다 쏟아져 나온 상황입니다. 박준영 변호사도 이번 주까지만 글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박준영 변호사가 생각했던 만큼의 어떤 국민들, 시청자 분들, 독자들이 그런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공유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박준영/변호사: 세상은 쉽게 안 바뀝니다. 그리고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의 어떤 굳어진 사실이라는 것을 쉽게 깰 수는 없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 균열은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저의 어떤 공론화가 한 차례의 어떤 밀고 들어오는 파도로 끝나서는 안 돼요. 충분히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공할 거고요. 그리고 또 두 언론에서 고생 많이 했거든요. 이런 어떤 여러 가지 정보를 가지고 이 사건에 이용당하지 마시라는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 곳곳에서 토론을 해달라는 겁니다. 김학의 사건,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는 대한민국의 문제가 상당히 많이 들어 있어요. 그걸 통해서 우리가 한번 제대로 한번 바꿔보자라는 결심만 선다면 이 사건은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형사 사건이라고 한다면 형사 사건을 처리하는 원칙에 따라서 처리가 돼야 한다. 거기에 정치나 여론이 개입돼서 이것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
▶ 박준영/변호사: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법적으로도 올바른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박준영/변호사: 물론 여론도 중요해요, 법의 상식이거든요. 하지만 법에 여론이 지나치게 개입돼 버리면 그것은 법적 정의를 무너뜨립니다. 그래서 법도 국민의 법 상식에 맞게끔 판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늘 여론을 살펴보는 거 중요해요. 하지만 지나친 여론의 개입은 법을 무너뜨려요.
▷ 주영진/앵커: 박준영 변호사를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아마 섭외를 하고 모신 것은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저는 짐작을 합니다. 박준영 변호사가 갖고 있는 어쨌든 신뢰도라는 게 있으니까요.
▶ 박준영/변호사: 저는 과거사위원회의 위원은 아니고요. 이 조직은 과거사위원회가 있고.
▷ 주영진/앵커: 조사단이 있고.
▶ 박준영/변호사: 대검 산하의 조사단이 있는데 저는 조사단의 일원.
▷ 주영진/앵커: 과거사진상조사단, 대검의.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마찬가지로 진상조사단이 했던 것도 그런 소기의 목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 박준영/변호사: 그러니까요. 그 목적에 제가 이용당한 거죠, 사실. 사실 그래요. 물론 그런데 저도 또 이용을 하려고 했습니다. 굉장히 부끄럽지만 그 조사 대상 사건 중에서 제가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사건이 세 건이나 들어가 있었어요. 그 사건에 대한 욕심 때문에 거기 들어간 것도 제 불찰입니다, 사실.
▷ 주영진/앵커: 그거는 조금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부분 아닙니까?
▶ 박준영/변호사: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 주영진/앵커: 그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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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변호사: 그건 아니지만 어쨌든 저는 그 사건을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진행하고 있는 사건 이해 관계자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조사만 하지 않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들어갔던 건 맞고. 그것은 솔직한 말로 창피한 얘기예요. 왜냐하면 조사단에 들어갔기 때문에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알고 들어갔으니까. 그거 때문에 제가 이 고생을 하는 거고요, 사실. 그분들도 이제 저 같은 놈을 갖다가 넣어놓으면 국민들이 조사단에서 조사단이 그래도 좀 제가 이름이. 제가 제 입으로 이런 얘기해서 좀 그렇지만 이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니 조사단에 약간 무게감도 실리고. 그걸 생각했겠죠. 하지만 저를 그곳에 보낸 분도 원망하지는 않아요. 왜냐. 정말 바보처럼 살다가 조사단에서 근무하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말 세상 공부 제대로 했어요. 그래서 제가 공부한 세상에 대해서 저는 알려드리고 싶은 거예요. 지배 권력, 정치 권력이 국민들을 우민화시키고 있다. 바보 만들고 있다. 바보 되지 말자. 그걸 알리고 싶은 거예요, 저는. 내가 바보 됐었으니까. 그런데 그걸 정치적으로 막 오해하니까. 물론 정치적으로 오해할 만해요. 왜냐하면 이 사건 자체가 정치적 사건이고 이런 공론화가 야당에게 도움 되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공익이 있어요.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더 이상 이용되지 않게끔 막아야 합니다. 그게 우리의 공익입니다. 그래서 이 공론화를 하는 거예요. 여기서 만약에 못 해버리면 대선 국면으로 가버리고 이제 못 합니다. 더 큰 피해가 우리 사회에 올 거예요. 그래서 막으려고 한 겁니다.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비슷한 일은 또 일어날 수 있는 것이고 그때도 마찬가지로 여론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여론과 정치 논리가 개입해서 형사 사건을 잘못된 방향으로 오도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게 국민 전체를 지키는 공익을 위한 길이다.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정말 솔직하고 진실한 말씀해 주셔서 저한테도 그대로 전달이 됐고 시청자 분들께서도 충분히 이해를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 박준영/변호사: 감사합니다. 진정성 있게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고맙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하시다가 제가 정말 바보였구나, 내가 바보처럼 살았구나라고 말씀하시면서 아마 이 노래를 선택하셨던 것 같아요.
▶ 박준영/변호사: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 노래 가사가 정말 박준영 변호사님 과거사진상조사단 활동 생각하시면 그런 느낌이 드시는 거예요?
▶ 박준영/변호사: 바보였어요, 사실. 바보 되지 마시라고 하는 겁니다, 지금.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이게 아주 70년대 말에 이종용 씨가 불렀던 노래고 그다음에 많은 분들이 김도향 씨가 만든 노래기는 합니다만 많은 분들이 다시 리메이크했던 노래인데. 바보가 되지 맙시다라는 박준영 변호사님의 마지막 말씀이 제 가슴에도 와 닿는 그런 말씀입니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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