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가상화폐 열풍에 사상 최대 성장
카카오뱅크, 여전히 굳건한 1위…IPO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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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압도적인 격차를 보여왔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구도가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가입자 1600만명을 돌파하며 급격한 성장을 이룬 카카오뱅크에 뒤쳐졌던 케이뱅크가 최근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어서다. 케이뱅크가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경우 하반기 주요 수익원이 될 중금리 시장도 피터지는 격전이 예상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해 2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전분기 대비 228만명 증가해 사상 최대 성장을 기록했다. 6월말 누적 이용자수는 619만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5조900억원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분기 최대치인 1조2600억원 신장한 것이다. 수신은 2조5700억원이 순증해 11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의 누적 이용자수는 전 분기보다 56만명 증가한 1671만명을 기록했다. 신규 가입자 수에서는 분기 기준으로 케뱅에 비해 적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케뱅의 2.5배에 달한다. 수신과 여신은 각각 26조6259억원, 23조1265억원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가상화폐의 영향이 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입출금 계좌 발행을 시작했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12월 월간 기준 21만명이 신규 가입해 카카오뱅크(22만명)를 추격하기 시작한 케이뱅크는 올 1월 28만명이 유입, 처음으로 카카오뱅크(21만명)를 넘어섰다. 2분기에는 228만명 증가해 지난 3년 간 총 가입자수 157만명을 한 분기만에 넘어섰다.
이와 함께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조건 없이 최고금리를 받는 ‘코드K 정기예금’ 등 대표 상품의 인기몰이도 한몫을 했다. 아담대의 경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가입 제한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5000억원, 6월말 7000억원을 기록했다. 복잡한 조건 없이 가입고객 누구나 연 1.5%(1년물 기준)의 특판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코드K 정기예금은 이벤트 시작 1주일 만에 2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케이뱅크가 약진을 거듭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 정책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이 사활을 걸고 중금리 시장에서의 성과에 따라 하반기 성적표도 엇갈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당장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를 역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누적 가입자수는 1671만명으로 케이뱅크 619만명에 비해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여신 규모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5조900억원, 23조1265억원으로 5배 가까이 벌어진다. 특히 인지도 측면에서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에 비해 상당히 열위에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를 치고 나가기에는 너무 벌어져 있다는 것이 명확한 현실"이라며 "다만, 무서운 성장 속도를 발판으로 하반기 벌어질 중금리 전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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