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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거품’ 논란에도 청약 흥행 성공한 카카오뱅크, 주가도 흥할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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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기준 시총 18조6289억원

Kb금융·신한지주 이어 금융주 3위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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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58조원 넘는 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제 관심은 8월6일 코스피 상장 후 주가 흐름에 쏠린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평가가 적절한지를 두고 업계 의견은 갈린다. 카카오뱅크도 금융업의 고질적인 ‘규제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분석과 모바일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서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증복투자 금지했는데도 증거금 역대 5위

28일 카카오뱅크 상장의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에 58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고평가 논란 속 중복투자도 금지됐지만, 증거금 순위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 △카카오게임즈(58조5542억원) △하이브(58조4238억원)에 이어 역대 5위에 올랐다.

청약건수는 약 186만건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87만4665건) △KB증권(83만1431건) △하나금융투자(10만4998건) △현대차증권(4만8950건) 순이다. 통합 청약 경쟁률은 182.7대 1로 집계됐다. 최종 경쟁률은 청약 주식 수와 일반 배정 주식 수로 계산한다. 한국투자증권(207.4대 1)이 가장 높았고 현대차증권(178.0대 1), KB증권(168.0대 1), 하나금융투자(167.3대 1)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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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청약 마감 결과. KB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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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첫날 나온 ‘매도’ 보고서

금융업계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가치가 ‘거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2일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3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청약 첫날부터 일부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내놓은 보고서가 나왔다.

BNK투자증권은 26일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 주식에 대해 ‘매도’와 ‘청약 자제’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도 공모가보다 38.5%(1만5000원)나 낮은 2만4000원을 제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인 연구원은 “현재의 시가총액은 기대감을 상회하여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주가급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8조6289억원으로 금융주 시가총액 1, 2위인 KB금융과 신한지주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지난해 KB금융과 신한지주의 한 해 당기순이익은 약 3조5000억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1100억원가량을 벌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6배로 은행업종의 평균 PER인 5배 내외를 크게 넘어선다. ‘인터넷은행’ 관점에서 카뱅을 봤을 때 공모가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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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 관련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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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도 은행”...주가 열쇠는 ‘금융업 규제’?

카카오뱅크의 ‘꽃길’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뱅크 또한 금융주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점 때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업은 기본적으로 규제 산업”이라며 “효율의 논리가 100% 적용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업에는 규제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3200 정도인데, 금융업종지수는 790 정도에 불과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 “그런 리스크가 있어서 카카오뱅크는 분명 혁신기업이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카카오뱅크의 주가 향방도 규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미래도 변할 것”이라며 “정부가 규제를 강화한다면 카카오뱅크에 악재일 것이고 혁신을 강화한다면 호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갈수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도 카카오뱅크의 높은 가치 평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현재의 가치 평가는 다소 높아 보인다”며 “편리성 외에 수익구조 관점에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자금을 수반하는 기업금융이나 투자은행(IB) 분야에서는 기존 은행에 강점이 있고, 여러 번 위기를 겪으면서 단련된 리스크 관리 노하우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시스템 부실 의혹도 안정감이 생명인 은행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서 JTBC는 사흘 안에 심사결과를 알려준다고 홍보했던 카카오뱅크의 전세자금대출이 지연돼 수십명의 피해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사안을 파악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심사 부실 의혹’에 대해 “일시적으로 고객들이 몰려서 (대출 심사가) 지연된 부분이 있었다”며 “비대면 대출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내부인력 운용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몇 분들이 곤란한 상황을 겪은 건 사실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최대한 빨리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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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은 금융 플랫폼, 다른 은행과 다른다”

잇단 거품 논란에도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충분히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존 은행과는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영업 모델과 수익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평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서 온라인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은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큰 장점이다. 또 사업 확장 가능성이 커서 성장 잠재력도 높다는 평가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0일 ‘IPO(기업공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고평가 논란에 대해 “국내 최초 100% 모바일 기반 은행으로서 영업이익과 수익구조가 모두 다르고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성이 높아 다른 은행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다”고 반박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 가능성은 시중은행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IT와 결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금융혁신을 위해 사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온라인 시장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를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평가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1600만명이 넘고 금융 모바일 앱 부문에서 월간 활성이용자(MAU) 1335만 명(닐슨미디어 디지털 데이터 기준)으로 1위에 올라 있다. 김학균 센터장은 “요즘 증권사들도 다 온라인으로 하는데, 키움이라는 선두업체가 지금도 계속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며 “그런 쪽으로는 카카오뱅크가 (다른 시중은행에) 분명 비교우위가 있다”고 짚었다.

애플리케이션(앱) 편의성과 플랫폼 연계성에서도 카카오뱅크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은행들보다 카카오뱅크 유저인터페이스(UI)가 월등히 낫다”면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등 카카오 플랫폼과의 연동도 카카오뱅크의 큰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시중은행들이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발을 넓힐 수 있는 분야가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신용대출과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이 중심 사업이지만, 앞으로 고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바탕으로 중금리·중신용 대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오토론 등 상품 라인업도 확대해나가고 수신 부문 역시 개인사업자, 외국인까지 고객을 확장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의 위협적인 경쟁자라며 “생산성 측면에서 기존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카카오뱅크가 IPO로 늘어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여신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대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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