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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너무 비싼 죄… 크래프톤 청약 첫날 증거금 고작 1조801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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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청약 불구하고 경쟁률 2.79대 1

증거금 카뱅 12조원대에 훨씬 못미쳐

일반 청약에서도 분위기 반전 못해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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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결과를 나타낸 크래프톤이 일반청약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3개 주관 증권사에 접수된 크래프톤 일반 공모주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2.79대 1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3.75대 1로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2.39대 1), 삼성증권(2.04대 1) 등이 뒤이었다.

이날 모인 청약 증거금은 총 1조8017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대어급 공모주로 관심을 모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등의 성적에 크게 못 미친다. 역대 최대 증거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진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일반청약 1일차에 22조1594억원을, 가장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12조522억원을 각각 끌어모았다.

크래프톤은 이날 오전부터 저조한 성적으로 흥행 참패를 예고했다. 오후 2시 기준 증권사 3곳의 통합 경쟁률은 2.21대 1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증권 2.98대 1, NH투자증권 1.85대 1, 삼성증권 1.65대 1 등이었다. 증거금 총액도 1조4260억원에 그쳤다.

크래프톤의 부진한 성적은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당 공모가가 희망 밴드 최상단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으로 비교적 높아, 투자 허들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했기 때문이다. 최소 청약 단위인 10주 청약을 위해서는 증거금 249만원이 필요한데, 이는 앞서 청약한 카뱅(19만5000원)보다 155.4% 큰 액수다.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 수준으로,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18조901억원)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은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금감원 측은 정정 사유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었다. 크래프톤도 이를 받아들여 공모가를 기존 45만8000~55만7000원에서 40만~49만8000원으로 10% 하향 조정했다.

이런 이유에선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도 비교적 낮았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4~27일 기관 수요예측에서 243.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최근 대어로 꼽힌 공모주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1000대 1을 넘겨온 데 비하면 화력이 약했다.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하단 이하를 제시한 기관의 비중도 참여건수의 20.6%에 달했다. 앞서 카뱅의 경우 밴드하단 이하를 적어낸 기관이 전혀 없었다. 밴드상단 미만을 제시한 기관도 전무했다.

아직 일반청약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1일차 화력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를 치는 것)'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따상을 위해선 시초가가 99만6000원으로 치솟았다가 상한가(129만4800원)로 이어져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공개(IPO) 전문가는 "크래프톤은 실권주 발생까지도 가능했다. 나조차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공모주 청약이 아무리 묻지마 투자라지만 크래프톤은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거의 비트코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주는 카카오게임즈 외에는 성공 사례가 없다"며 "크래프톤의 경우 매출의 대부분이 중국 텐센트에서 나오는데,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2대 주주여서 미심쩍은 부분도 적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3일까지 일반청약을 이어간다.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216만3558주가 대상이다. 오는 1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예정됐다.

또 다른 IPO 전문가는 "기업 자체가 좋은지 나쁜지를 떠나 상장 이후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도 있다"며 "크래프톤은 워낙 사이즈가 크다보니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했다.

윤지은 기자 ginajan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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