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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도쿄올림픽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배구 선수로서 최종의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만 17세에 처음으로 단 태극마크. 15년 이상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을 이끈 ‘배구 여제’ 김연경(33)과 이별할 시간이 다가왔다. 도쿄올림픽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김연경은 후회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무대’라고 공언했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을 앞세운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에 올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을 꺾고 눈물을 흘린 김연경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입에서 꺼냈다. 그는 “여러 감정이 들었다.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뛰었다. 그런데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인데 선수들이 잘 뛰어주고 고생했다. 동메달로 보상받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눈물의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김연경은 지난해 5월 흥국생명 복귀를 선택했다. FA 계약의 우선순위는 ‘돈’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과 유럽 등 해외 리그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투명해지자 몸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올림픽을 앞두고 약 4개월 동안 외부 활동 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김연경은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다. 외부 활동을 한 번도 못 했다. VNL에서도 못했고, 자가격리나 코호트(동일집단격리) 훈련, 진천선수촌 훈련 등을 하며 올림픽에 대비했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기적’을 써 내려갔다. 홈그라운드 이점이 있는 일본을 꺾고 8강을 확정했고, ‘세계 4위’ 터키와 당당히 맞서 4강에 진출했다. ‘우승 후보’ 브라질과 세르비아에 연패하며 4위를 확정했지만 후회 없이 모든 경기를 마쳤다.
김연경의 '라스트댄스'는 이제 막을 내렸다. 원 팀으로 세계 강호와 맞선 한국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연경은 “올림픽에 최대한 남아 있고 싶다”는 약속을 지켰다.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한국이 자랑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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