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페이스북이 코로나19 백신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한 수백 개의 계정을 삭제했다. 해당 계정의 소유주가 러시아 홍보업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정부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패이스북 로고(사진=AFP)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외신은 페이스북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유포한 페이스북 계정 65개, 인스타그램 계정 243개를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계정의 소유주는 러시아의 광고 및 마케팅업체 ‘파제(Fazze)’라고 통신은 전했다.

페이스북은 파제에서 백신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글을 레딧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고 이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 유통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남미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페이스북은 덧붙였다.

파제는 수백 개의 계정들을 이용해 영화 ‘혹성탈출’의 이미지를 올리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으면 침팬지로 변한다”는 가짜뉴스를 유통했다. 또한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백신의 신뢰도를 깎아내렸다.

통신은 의료 관련 인플루언서의 상당수가 가짜 뉴스 유통에 사용한 해쉬태그를 공유하고 있었단 점에서 파제가 인플루언서스와 협력해 작전을 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파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통 등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인플루언서에게 접근해 돈을 주고 백신과 관련한 부정적인 콘텐츠를 유통하도록 요구했다. 이 사실은 올해 초 프랑스, 독일 인플루언서 두 명의 폭로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백신 접종률이 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코로나19와 백신과 관련한 허위 주장을 규제할 규칙을 도입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고 응수했다.

페이스북은 파제의 배후를 명확히 지목하지 않았다. 다만 AP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자체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해외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